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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알파고 충격 중국 "2030년 AI 이론⋅기술⋅응용 모두 세계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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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이어 레노버도 AI 올인 전략 발표...중국 관련산업 2030년 1650조원 규모로
알파고-이세돌 대국이 중국에 ‘스푸트니크 순간’...1년여만에 AI 3단계 육성 전략 발표

조선비즈

레노버는 20일 상하이에서 테크월드를 열어 AI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레노버 웨이보



“레노버가 개발한 인공지능(AI)은 알파고보다 더욱 대단하다.” 20일 상하이에서 열린 제3회 레노버 테크월드에서 양위안칭(楊元慶)최고경영자(CEO)는 AI 기술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연내 베이징에 AI 혁신센터를 열고 독일과 미국에도 AI혁신센터를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京東) 및 전기자동차 스타트업 니오 (Nio)등과의 전략적 제휴도 발표했다.

같은 날 중국 국무원(중앙정부)은 2030년까지 AI의 이론 기술 응용 등 모든 방면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세계 AI 혁신 중심이 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차세대 AI 발전 규획’을 발표했다.

이 청사진은 2020년까지 중국의 AI 핵심산업 규모가 1500억위안(약 24조 7500억원), 관련 산업 규모가 1조위안(약 165조원)을 돌파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지난해 중국의 AI 산업규모는 전년 대비 43.3% 증가한 100억 6000만위안(약 1조 6599억원)에 달했다.

2025년엔 이를 각각 4000억위안(약 66조원), 5조위안(약 825조원) 2030년엔 1조위안, 10조위안(약 1650조원) 이상으로 키우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AI 산업을 중국 정부에 자문하는 2명의 중국 교수를 인용, 지난해 3월 구글 딥마인드의 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에서 승리한 게 중국 관료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며 ‘스푸트니크 순간’(Sputnik moment)이 새로운 자금이 AI로 흘러들게 하는 길을 열었다고 전했다. 알파고는 올 5월 세계 바둑 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柯潔) 9단도 꺾었다.

1957년 10월 구(舊)소련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무인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한 게 미국에 안긴 충격과 공포가 ‘스푸트니크 순간’으로 묘사된다. 실제 중국 당국이 이번에 내놓은 AI 산업 청사진은 알파고-이세돌 대국이 있은지 4개월이 지난 작년 7월 쉬광디(徐匡迪)등 일련의 과학자들이 AI 중대 과학기술 계획을 수립해야한다고 건의하면서 제정작업이 본격화됐다고 리멍(李萌) 과기부 부부장(차관)이 전했다.

중국에서는 레노버에 앞서 바이두(百度)가 AI 올인(All in) 전략을 발표하고 징둥 텐센트 알리바바 등도 AI사업 확대에 나서는 등 민관이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AI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레노버⋅바이두 AI에 올인...알리바바 항저우에서 AI 도시관리 실험

레노버는 테크월드에서 AI와 증강현실(AR)에 기반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교육용으로 개발된 스마트스피커는 아이들과 기본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이미지를 비추는 프로젝터 기능도 탑재해 AR 체험을 제공한다. 의료용인 스타트 의류는 10여개의 센서가 장착돼 심장을 체크한다. 문자메시지의 의미를 스스로 이해하고 약속을 위해 교통과 날씨를 체크해 언제 출발할지를 제안하는 가상비서 프로그램도 내놓았다. AR 헤드셋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스타워즈 게임도 월트디즈니와 공동개발해 9월에 판매할 예정이다.

레노버는 앞서 3월엔 AI 실험실을 세웠다. 100여명의 연구자와 엔지니어가 투입됐다. 4월엔 AI와 사물인터넷(IoT) 등에 향후 4년간 12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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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창둥 징둥 회장(오른쪽)이 레노버가 개최한 테크월드에 참가해 빅데이터 협력 제휴를 발표하고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레노버 웨이보



이날 레노버와 빅데이터 부문에서 협력한다고 발표한 징둥의 창업자 류창둥(劉强東) 회장은. “베이징 인근에 AI 기술을 활용한 무인창고를 건설하고 있으며, 내년 11월11일 ‘독신자의 날’ 할인 행사 이전에 징둥의 모든 창고에 AI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 회장은 드론 배송을 위해 최근 현지 정부와 협약을 맺은 쓰촨(四川)성을 포함한 중국의 주요 지역에 150여개의 ‘드론 공항’을 건설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드론 배송 시대가 오면 중국 모든 지역에서 채소 과일 등의 신선식품을 주문한 지 24시간 내에 받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는 2013년 실리콘밸리에 AI실험실을 세우며 중국 대형 인터넷 기업중에서는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달 5일 베이징에서 개발자 대회를 열어 세계 최대 무인 자율주행차 개발 동맹 구축을 위한 ‘아폴로 계획’과 대화식 개방형 AI 운영체제인 ‘두어 OS(DUerOS)’를 발표했다.

작년말 AI 실험실을 세운 알리바바도 이달초 공개한 아마존의 에코와 비슷한 AI 스피커를 내달 부터 판매한다. 알리바바는 앞서 작년 말부터 알리윈(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의 AI기술을 활용해 항저우(杭州)에 ‘도시 데이터 빅브레인’ 구축에 나섰다. 중국 언론들이 슈퍼 AI로 부르는 이 시스템은 교통 에너지 수도 CCTV 등 도시의 공공자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동으로 배분한다.

알리바바는 이 프로젝트를 미국의 달 착륙을 이뤄낸 아폴로 계획에 비유한다. 달 착륙 이후 관련 기술 응용이 미국의 전체 과학기술 발전과 공업의 번영을 가져온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한다는 의미에서다.

지난해에 AI실험실을 가동한 텐센트는 AI 인재 확보를 위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있는 시애틀에 연구실을 세웠다. 중국에서는 MS 출신의 AI 인재 영입바람이 불고 있다. MS 글로벌 부총재 출신으로 올 1월 바이두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자리를 옮긴 루치(陸奇)는 AI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레노버는 작년 11월 마이크로소프트(MS) 아시아 연구원에서 AI 연구를 책임져온 루이용(芮勇)부원장을 최고기술담당임원(CTO)으로 영입했다.

◆AI 선진국 되겠다는 중국..텐진 항저우에 AI 단지 조성 잇따라

조선비즈

중국망은 리멍 중국 과학기술부 부부장(차관) 등이 21일 AI 산업 육성 계획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전했다. /중국망



중국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AI 산업 육성 청사진은 작년 5월 발표된 인터넷플러스 AI 3년 액션플랜에 이은 것으로 중장기적인 계획과 종합적인 전략을 담고 있다.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국제 과학기술 논문 발표와 특허 등록 규모가 세계 2위 수준이라고 자평한 이 청사진은 ▲2020년까지 1단계에서 AI의 전체적인 기술과 응용을 세계 선진국 수준에 맞추고 ▲2단계인 2025년까지는 AI 이론에서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한켠 기술과 응용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에 이르고 ▲2030년까지의 3단계에선 AI 이론 기술 응용 모든 면에서 세계 선도 수준이 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1단계에선 AI를 새로운 중요한 경제성장동력으로 만들고 민생개선에 활용하며, 2단계에선 중국 산업 업그레이드와 경제 전환의 주요 동력으로 삼고, 3단계에선 중국을 세계의 중요한 AI 혁신중심으로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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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해외 AI 분야 선진 대학 및 연구소 등과의 협력 같은 국제화를 지지하기로 했다. 실력있는 중국의 AI 기업이 해외에서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연구소를 설립하는 데 편의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해외의 AI 기업과 연구소가 중국에 연구센터를 세우는 것도 유도하기로 했다. 특히 AI 국제조직 설립을 추진하고 관련 국제표준을 공동제정하기로 했다.

특히 드론(무인기) 음성인식, 화상인식 등 중국이 비교우위가 있는 영역에서 AI 분야 글로벌 기업과 브랜드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로봇과 스마트 자동차, 웨어러블 기기, 가상현실(VR) 등 신흥영역에서도 조속히 대표 기업을 키우기로 했다.

중국은 AI를 제조 의료 교육 도시건설 농업 환경보호 국방건설 등에 광범위하게 응용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중국은 미사일 개발에도 AI를 융합하고 CCTV를 통해 사람을 추적하는데도 AI를 활용하기를 원한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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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혁신 응용 시범사업도 벌이기로 했다. AI 기초가 비교적 좋고 발전 잠재력이 비교적 큰 지역을 선정해 법규와 인재배양 등에서 중요한 개혁을 시도하기로 했다.국가급 AI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AI 연구를 하는 대학과 연구소가 밀집한 지역에 AI 창업지원기지도 만들기로 했다.

NYT는 이번 청사진이 지방정부와 기업들에 AI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라는 시그널을 준다고 분석했다. 텐진은 이미 5월에 AI 산업 지원을 위해 50억달러 기금을 만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텐진은 20평방킬로미터가 넘는 지역에 AI산업단지를 조성하기도 했다. 9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는 AI 샤오전(小鎭)이 문을 열었다. 3년 내 AI 전문 연구원과 기업연구소는 물론 30여개 전문 창업보육센터 등을 유치해 세계적인 AI 기업 집적지로 만들기로 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xiexi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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