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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단교' 카타르 국민, 국왕 연설에 '단결'…아랍권 4개국은 역풍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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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TAR-POLITICS-DIPLOMACY-EMIR <YONHAP NO-1021> (AFP)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 사진출처=/AFP,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김은영 기자 = 지난달 초 촉발된 카타르 단교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카타르는 국왕의 리더십 하에 결속하며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아랍권 4개국은 ‘가짜뉴스’ 논란에 휘말리는 등 역풍이 우려되고 있다.

카타르 현지매체 더페닌술라는 23일(현지시간) 카타르 국민들이 최근 전파를 탄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의 대국민 연설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시민들은 그의 연설이 단교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열려있으면서도 카타르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카타르의 힘과 리더십을 보여준다’ ‘지혜롭다’ ‘자랑스럽다’ 등 호평을 쏟아냈다.

보도에 따르면 타밈 국왕은 지난 21일 단교 사태 이후 가진 첫 공식 발언에서 “카타르의 자주권이 보장되는 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그 어떤 협상도 강권하는 형태여서는 안되며, 모든 당사자가 참여하는 상호 약속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타르는 오랫동안 계획된 도덕적 시험대에 올랐고 이 시험을 통과했다”면서 “전례없는 중상모략 속에서도 카타르인의 높은 사기가 꺾이지 않는다는 데 사람들이 놀라고 있다. 계속 이렇게 버텨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4개국이 이번 단교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테러단체 자금 지원 혐의에 대해선 “카타르는 테러리즘과 타협하지 않고 가차없이 싸우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이것을 알고 있다”면서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카타르가 이처럼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아랍권 4개국은 ‘가짜뉴스’ 논란 등으로 역풍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카타르 정부는 20일 이번 단교 사태를 본격적으로 촉발한 계기로 여겨지는 카타르 국영 통신사 QNA의 ‘해킹 오보’ 사건의 배후로 아랍에미리트(UAE)를 지목했다.

카타르 내무부는 수사 결과 “QNA 해킹 사건은 단교 조치를 행한 4개국 가운데 한 곳이 조율하고 이곳을 통해 이뤄졌다는 기술적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해킹에 쓰인 인터넷주소(IP)를 추적하니 UAE로 드러났긴 했지만 누구의 소유인지는 검증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QNA는 카타르의 타밈 국왕이 이란을 ‘이슬람 강대국’이라고 칭하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등을 두둔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밖에 카타르가 이들 4개국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대두된다. 아흐메드 빈 자심 알타니 카타르 경제장관은 지난 18일 스위스 제네바 국제무역기구(WTO) 대표단과 만나 카타르가 받을 수 있는 피해 보상에 대해 논의했다.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 아디야 카타르 국방장관도 성명을 내고 “단교 사태와 관련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풍부한 천연가스 자원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가운데 하나로, 견고한 경제 기반을 바탕으로 단교 사태 장기화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영 카타르페트롤리엄의 사드 알카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알자지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단교 사태는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4개국의 봉쇄 조치는 카타르를, 카타르 국민들을, 그리고 그들의 사업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줬기 때문에 감사하다. 우리는 이 사태를 통해 훨씬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권 4개국은 지난 18일 카타르에 ‘6대 원칙’을 제시하면서 알자지라방송 폐쇄 등이 꼭 필요한 건 아니라고 한 발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4개국은 지난달 22일 카타르에 알자지라 방송 폐쇄·이란 및 터키와의 우호 관계 중단 등 국교 복원을 위한 13가지 선결조건을 제시했으나 카타르는 이를 모두 거부한 바 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도 카타르 단교 사태 중재에 나서고 있다면서, 중국의 이러한 행보는 중동 국가들과 맺고 있는 경제적 관계와 일대일로 사업의 발전을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9일 술탄 알자베르 아랍에미리트(UAE) 외무장관을 초청해 만나고, 20일에는 세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과 만나 단교사태와 관련해 외부 세력의 개입 없이 걸프협력회의(GCC)에서 서로 다른 견해를 조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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