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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윤성혁 에스티유니타스 대표 "구글·아마존처럼…글로벌 교육플랫폼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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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내 대표 에듀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에스티유니타스 윤성혁 대표는 최근 글로벌 투자기관이나 해외 교육업체를 만나느라 바쁘다. 창업 7년 만에 연매출 4000억원대 기업으로 올라선 에스티유니타스에 지분투자를 하거나 업무협약을 원하는 곳이 부쩍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글로벌 투자기관은 교육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한 업체 중에 에스티유니타스가 전 세계에서 가장 기업 가치가 높다며 투자를 제의해오기도 했다. 벤처업계에서는 에스티유니타스를 교육 분야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상장 전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윤성혁 대표는 "에스티유니타스는 교육과 IT를 융합한 온라인교육 부문에서 가장 많은 콘텐츠와 회원 수를 기록하고 있다"며 "작년 국내 매출로만 4000억원 가까이 올렸고, 올해 초 미국 1위 교육업체인 프린스턴리뷰를 인수하면서 높은 성장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공대 출신이다. 학과부터 일반인에겐 낯선 지구환경시스템공학이다. 그런 그가 교육 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군 대체복무를 통해 온라인교육회사에서 IT 관련 일을 맡으면서다.

윤 대표는 "2000년대 초 교육과 IT는 대한민국이 최고인 분야로 성공 가능성을 보았고,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 향후 사업을 통해 '4억명을 살렸다'와 같은 뜻깊은 일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베인&컴퍼니에서 경영컨설팅을 경험한 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는 온라인교육사업팀에서 일하기도 했다.

교육과 IT를 결합한 생각의 실천은 2010년 에스티유니타스를 설립하면서부터다. 그렇다고 사업이 시작부터 성공 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다. 회사 비전인 '1%의 소수가 누리는 삶의 기회를 소외된 99%도 함께 누릴 수 있을까'라는 신념은 회사를 더욱 힘들게 했다. 큰 이윤 없이 저렴하게 다수에게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스타트업에는 가혹한 일이었다는 얘기다. 윤 대표는 "사업 초기 이윤보다는 교육서비스 자체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빠듯한 자금 사정에 신념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사업 2년차인 2011년에는 자금난에 대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구성원 한 분이 집문서를 들고 와서 '우리 계속 해보자'고 했을 때 같이 밤을 새워 울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도 꿋꿋이 회사 비전을 지킨 것은 성공의 기폭제가 되어 돌아왔다. 스타 강사를 활용하면서도 저렴하게 강의를 등록할 수 있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자 교육수요자가 몰리기 시작한 것. 예컨대 대표적인 히트상품인 공단기(공무원시험대비 강의)는 과목당 20만원이던 상품을 전 과목 월 2만3000원만 내면 다 수강할 수 있는 형식으로 바꿨다. 1년을 수강해도 30만원, 재수를 하더라도 50만~60만원이면 시험에 대비한 모든 과목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윤 대표는 "가격을 내리면서 회원 수가 크게 늘어 회사가 더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영단기, 공단기의 성공을 바탕으로 201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하는 스카이에듀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의학전문대학원, 약학전문대학원시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도 성공했다. 교육비용은 공단기처럼 보다 많은 수강생이 질 좋은 강의를 볼 수 있도록 가격파괴를 이어오고 있다.

윤 대표는 7년 만에 에스티유니타스를 약 60개 교육 브랜드를 운영하는 종합교육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아울러 온라인 강의에서 학원, 출판, 컨설팅과 함께 각종 취미활동 분야 교육까지 확장시키며 성인교육 시장에서도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에스티유니타스는 교육 플랫폼 위에 빅데이터를 접목시키고 있다. 공단기 서비스를 론칭하기 전 1000여 명의 수험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작해 최근까지 3만여 명에 육박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커리큘럼에 반영했다. 윤 대표는 "가채점 결과만으로도 99% 이상 합격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시험 이후가 아닌 시험공부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어떻게 공부해야 합격으로 최단기에 이를 수 있는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스티유니타스는 향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합격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할 방침이다. 기존 합격자의 데이터베이스와 합격수기를 토대로 고등학생, 대학교 초년생, 복학생, 직장인 등 예비 수험생의 배경을 접목해 공부 방식과 필요한 강의 등을 추천하고 합격으로 가는 최적의 길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예비수험생 자신과 가장 유사한 합격 선배를 롤모델로 비교하고 학생 자체의 강점과 약점, 기회, 위기를 따져보는 스워트(SWOT) 분석까지 하겠다는 구상이다.

에스티유니타스는 합격생의 빅데이터를 통해 교육방법도 매년 개선하고 있다. 윤 대표는 "합격생 기록을 보면 시험 6개월 전부터는 강의를 많이 듣는 것보다 자습, 복습을 하는 학생이 단기간에 점수를 많이 올리는 '역전자'가 됐다"며 "이를 토대로 시험 전 강의는 반으로 줄이고, 교재도 더욱 압축하는 방식으로 수험생을 돕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의 구상이 맞아떨어지면서 에스티유니타스는 설립 7년 만에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2010년 4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2014년 임직원 400명을 돌파했고 올 초에는 1200여 명이 함께하는 기업이 됐다. 자본금 1900만원으로 설립된 기업은 창업 2년 만에 2011년 100억원을 달성했다. 매년 2배가량 성장하며 2015년에는 2800억원, 지난해에는 4000억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윤 대표는 아직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말한다. "미국, 유럽, 아시아, 남미, 중동 등을 고려하면 이제 게임은 야구로 치면 1회초를 지난 정도입니다."

윤 대표는 "지금은 대학과 첫 취업 정도에만 교육이 집중돼 있지만 앞으로 100세, 120세 시대에는 직업을 네 번 이상 바꾸는 시대가 된다"며 "성인 직업교육 시장이 더욱 커져 교육업체가 할 수 있는 일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시장도 아시아권에서는 한류를, 중동·남미 시장에서는 미국식 교육을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갈 계획을 세웠다. 한국에서의 성공을 중국과 아시아에 접목할 수 있다면 미국은 올해 2월 인수한 미국 1위 업체 프린스턴리뷰가 담당할 전망이다. 특히 프린스턴리뷰는 이미 전 세계 20곳 이상의 나라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연간 1억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만큼 에스티유니타스가 해외로 성장하는 지렛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임직원들이 미국의 프린스턴리뷰나 전 세계 지점에서 교환근무를 통해 실력을 쌓고 있다.

윤 대표는 에스티유니타스와 프린스턴리뷰를 통해 세계 최대의 '지식공유 플랫폼' 구축을 꿈꾸고 있다.

"우리의 경쟁 업체는 교육기업이 아니라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기업입니다. 에스티유니타스와 프린스턴리뷰를 융합해 글로벌 넘버원 에듀테크기업, 세계 최대의 '지식공유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의 포부는 거창했다. 하지만 진심은 따로 있는 듯했다. "누구나 원하는 교육을 받고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으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 He is…

△1980년 충주 출생 △2004년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졸업 △2004년 베인&컴퍼니 컨설턴트 △ 2006년 SK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교육사업본부장 △ 2010년 에스티유니타스 대표

[진영태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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