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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담배 피우시나요?…몸속에 중금속 쌓일 위험 최대 '2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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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연기 포함된 독성 물질만 4000여 종

질병관리본부, 성인 7719명 조사 결과 공개

흡연자 혈중 중금속 농도, 비흡연자보다 ↑

흡연량 많을수록 중금속 농도 점점 높아져

흡연자, '폐암 유발' 카드뮴 농도 특히 높아

납·수은도 마찬가지…백혈구 수치도 높아져

중앙일보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카드뮴과 수은, 납 같은 중금속이 몸에 쌓일 가능성이 높다. [중앙포토]


담배가 질병을 일으키고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타르·일산화탄소·중금속 등 여러 유해물질에 노출된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독성 물질은 4000여 종에 이른다. 특히 수은과 납, 카드뮴은 몸에 해로운 10대 화학물질에 포함된다.

그러면 다양한 중금속에 노출된 '흡연자'의 건강 상태는 어떨까. 담배를 피우다가 끊었거나 아예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과 비교하면 몸속에 중금속이 쌓일 위험이 최대 2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바이오뱅크과 김영열 연구팀은 22일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년) 자료를 활용해 흡연이 혈중 중금속 농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의 조사 대상은 19세 이상 성인 7719명. 흡연자는 평생 100개비 이상 담배를 피웠고 현재도 피우고 있는 사람, 과거 흡연자는 평생 100개비 이상 담배를 피웠지만 현재는 흡연하지 않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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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대 인근 길가에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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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혈중 중금속 농도는 흡연자가 비흡연자·과거 흡연자보다 확연히 높게 나왔다. 과거 흡연자는 비흡연자와 비교해 혈중 중금속 농도가 1.3배 높았다. 하지만 흡연자는 14.6배 높아서 훨씬 큰 차이를 보였다. 대개 흡연량이 많을수록 중금속 농도는 점점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카드뮴이 몸에 축적될 가능성은 지금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에게서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카드뮴 농도가 증가할 위험은 흡연자가 비흡연자의 23.8배에 달했다. 카드뮴은 몸 밖으로 배출이 잘 안 되는 데다 폐암을 유발하고 전립선암, 유방암과도 관련이 있다. 담배 한 개비에는 1~2㎍의 카드뮴이 포함돼 있다. 담배를 태우면 1000~3000ppb의 카드뮴이 연기와 함께 발생하고, 이 중 40~60%가 체내에 흡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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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그림과 문구가 새겨진 담배. 담배에 들어있는 중금속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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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중금속도 비슷했다. 과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혈중 납 농도가 증가할 위험이 1.66배 높았다. 흡연자는 그보다 더 심각해서 3.73배 높게 나왔다. 납은 생식기관과 신장 등을 손상시킬 수 있고 IQ 감소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혈중 수은 농도가 증가할 위험이 1.58배, 흡연자는 1.59배 높았다. 수은은 증기 형태로 흡입해서 중독되면 만성 신부전증을 유발할 수 있고, 태아에 노출될 경우 ADHD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담배는 다른 부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흡연자는 상대적으로 백혈구 수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백혈구 수치가 증가한다는 건 염증이 생겼다는 의미로, 담배가 기관지를 자극해 백혈구 수를 증가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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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꽁초를 확대한 모습. 담배를 태우면서 나오는 연기에 포함된 각종 독성, 유해물질은 4000여 종에 이른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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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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