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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최저임금 직격탄 '숙박·음식점'…제2금융 대출 증가폭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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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5% 인상시 숙박·음식점 인건비 부담 4.35%p ↑
청년층 ·은퇴세대 진입증가 …1분기 전년比 35% 늘어 12조 돌파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570만명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출의 질' 또한 나빠지고 있다.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점업 종사자들이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서 받은 대출 규모가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들어서면 자영업자들이 한계가구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말 비은행금융기관 산업대출 중 숙박ㆍ음식점업 대출잔액은 12조4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증가폭은 35.2%(3조1401억원)로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 4분기에도 전년대비 32.9%(2조8245억원) 늘어난 바 있다.

자영업의 또 다른 대표업종 중 하나인 도소매업의 비은행 대출 증가세도 눈에 띈다. 올 1분기말 대출잔액이 21조1733억원으로 전년대비 10.9%(2조875억) 늘었다. 5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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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은행권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출심사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2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도입으로 차주에 대한 소득증빙요건이 강화됐다. 소득신고율이 낮고 증빙이 어려운 영세자영업자가 은행의 문턱을 넘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아 은행보다 비은행권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며 "숙박업의 경우 호텔의 과다신축과 더불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영향으로 업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숙박ㆍ음식업의 경우 진입장벽이 낮아 창업을 원하는 청년층이나 은퇴세대들의 진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말 기준 신생기업 가운데 65%는 도ㆍ소매, 숙박ㆍ음식업 등이 차지했다. 숙박ㆍ음식점의 경우 창업 이후 3년 생존률이 30%로 가장 낮은 업종이기도 하다.

최저임금 인상은 이들 자영업자들에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6.4% 오른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하면서, 역대 최대 인상액(1060원)을 기록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 15% 인상시, 사업체 인건비 부담은 0.8%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는데, 4인 이하 숙박·음식업 사업체의 경우 인건비 부담이 4.35%포인트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대출금리마저 인상기에 접어들어 자영업자들 생활고는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자영업 폐업률을 모형화해 추정한 결과,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0.1%포인트 오르면 폐업위험도가 7∼10.6%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숙박·음식업은 폐업위험도가 10.6% 상승해 금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으로 지목됐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숙박ㆍ음식점업은 생계형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으로 소득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대출심사가 강화될수록 계속해서 '풍선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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