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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일하는 여성은 '슈퍼우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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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슈퍼우먼은 없다', '독립 수업']

머니투데이

일과 가정을 바쁘게 오가는 여성들이 있다. 누군가는 자신의 이름으로 사업체를 설립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뒤로하고 가정으로 돌아갔다.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같다. 여성의 가능성이 일과 가정, 어느 한 곳에 국한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독립 수업'은 112명의 여성 CEO(최고경영자) 인터뷰로 구성됐다. 이 책의 저자인 그레이스 보니도 매달 200만 명이 방문하는 인기 디자인 사이트 '디자인*스펀지'의 설립자다. 2007년부터 10년간 자수성가한 여성들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른바 '비즈 레이디즈 프로젝트'(Biz Ladies Project)다.

이 책에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설립자 아일린 피셔, 세계적인 화가 마이라 칼만, '나쁜 페미니스트'의 저자 록산 게이 등 유명 인사부터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경영자까지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개인 업무공간에서 촬영한 사진들은 디자인적으로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감각적인 사진과 질의응답이 어우러져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단면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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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의문이 든다. 여성은 남성의 사회적 역할을 오롯이 수행할 때만 인정받을 수 있는 걸까. '슈퍼우먼은 없다'의 저자 앤 마리 슬로터는 '슈퍼우먼'은 또 다른 코르셋일 수 있음을 경계한다. 그는 여성과 남성, 일과 가정을 둘러싼 편견에 이의를 제기하며 '돌봄'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슬로터는 여성 최초로 미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을 지낸 정계 거물이다. 하지만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학계로 돌아가면서 많은 논란을 낳았다. 누군가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에 대한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슬로터에게는 페미니스트 담론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왜 여성의 성공, 특히 남성의 성공은 유독 직업적인 성취와 그에 따른 특권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는가?"

슬로터는 이후 수많은 강연, 인터뷰, 토론 등을 통해 페미니즘에 대한 더 깊고 풍부한 논의에 참여했다. 그가 미 시사 월간지 '아틀란틱'에 기고한 글 '왜 여성은 여전히 다 가질 수 없는가'는 아틀란틱 150년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글이 됐다.

'나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보람찬 일을 하고, 선택한 일에 대해 괜찮은 임금을 받는 좋은 일자리를 가지고, 동시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보살피면서 깊은 만족을 느끼고, 개인적인 인생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25쪽)

◇독립 수업=그레이스 보니 지음. 최세희·박다솜 옮김. 윌북 펴냄. 528쪽/1만9800원.

◇슈퍼우먼은 없다=앤 마리 슬로터 지음. 김진경 옮김. 새잎 펴냄. 416쪽/1만6000원.

구유나 기자 yu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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