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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군사회담 날짜 넘긴 북한, 역제안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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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 너머 대답 없는 북 경기 파주시 임진각을 찾은 관광객들이 21일 접경지역 지도가 그려져 있는 전망대 안 유리창 너머 자유의 다리를 쳐다보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북한이 정부의 남북 군사당국회담 및 적십자회담 제안에 공식적인 답을 내놓지 않은 채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회담 제안 날짜를 넘겼다. 정부는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에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고 받아들이면서도 적잖이 실망하는 분위기다. 특히 남북당국 간 군사회담은 북한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사안이어서 어떤 식으로든 반응이 올 것으로 예상했던 터다. 그러다 보니 북한의 침묵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차분하게 한 걸음씩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북한이 조속히 호응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도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안 관련 국방부 입장’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군사 분야에서 대화 채널을 복원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매우 시급한 과제”라며 “국방부는 북측이 조속히 우리 제안에 호응해 나오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선제적인 조치나 추가 제안을 할 계획은 없으며 당분간 북한의 반응을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문 대변인은 “(정전협정 기념일인) 27일까지는 (군사당국 간 회담 제안이) 유효하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도 “북측의 공식 반응이 없는 상태에서 추가 제안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에 대해 회담 제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여러 가지 복합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남북 간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북·미관계 등 대외 전략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등도 면밀히 분석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짜놓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간 연구기관의 한 대북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와 북한 문제에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천명했지만 북한은 이에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며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을 느끼고 있더라도 남측이 제시한 내용과 방식을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내놓을 것이라는 데는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북한이 대화 제안에 답을 주지 않았을 뿐 거부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회담에 적극성을 보이는 남측 태도를 역이용해 보다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한 역제안을 해올 가능성이 있다. 특히 북한이 새로운 제안을 해 온다면 8월 말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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