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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박영재의 은퇴와 Jobs(1) 월급쟁이가 평생 현역으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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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자 위한 정부의 지원사업들 눈여겨 봐야

다른 사람들과 경험 공유하면 시너지 효과도

잘나가는 광고인이었다가 IMF 때 35세에 강제로 잘려 일찌감치 백수생활을 경험했다. 이른 나이에 그런 험한 꼴을 당하면서 월급쟁이에 염증을 느끼고 PC방 창업, 보험설계사 등 자영업 세계를 전전했다. 지금은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로, 저술과 강의를 통해 은퇴의 노하우와 정보를 알리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그것도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건 행운이다. 평생 현역으로 사는 방법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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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일본에서는 ‘2007년 문제’라는 이슈가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던졌다. ‘2007년 문제’란 1947년에서 49년 사이에 태어난 단카이 세대의 퇴직이 2007년부터 본격화하는 데 따른 여러 가지 사회적·경제적 문제를 말한다.

단카이 세대는 일본판 베이비부머 세대다.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노하우와 숙련된 기술 이전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단절, 세수의 감소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니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결국 일본은 2006년 ‘신 고령자고용안정법’을 제정,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늦추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단카이 세대의 퇴직 자체를 연기시킴으로써 ‘2007년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했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퇴직 연령은 평균 53세다. 이렇게 보면 1955년에서 63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부머 맏형인 55년생은 9년 전인 2008년부터 퇴직하기 시작했다. 베이비부머 막내 63년생의 경우 지난해부터 퇴직대열에 들어섰다. 약 700만명의 베이비부머 가운데 100만명 정도가 급여생활자다. 이들의 집단 퇴직은 사회적·경제적으로 상당한 파급 영향을 미치게 된다.

베이비부머 집단퇴직 '나 몰라라'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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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베이비부머의 집단 퇴직에 대한 국가 차원의 논의가 미진한 느낌이다. 중장년 퇴직자를 바라보는 시각부터가 문제다. 숙련된 노동력을 지닌 소중한 국가 자산임에도 이들을 끌어안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안보인다. 구체적인 정부 정책은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오히려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잠식하는 존재로만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시행된 공공부문 임금피크제다. 많은 공기업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절약한 인건비로 보다 많은 청년을 고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년 세대가 어떤 대접을 받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렇다 보니 노후 진로나 생활에 관한 것을 퇴직자 혼자서 직접 부닥치고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가 2015년 취업포탈 파인드잡과 함께 중장년구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중장년 재취업 인식조사’ 결과는 많은 우려를 자아낸다.

퇴직 이전에 재취업 준비를 한 사람은 33.4%에 불과했다. 이들은 재취업을 어떻게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기술·기능교육 이수 및 자격증 취득’( 21.4%) ‘사전 진로 탐색과 전문성 개발’(10.4%)이라고 응답해, 실질적인 준비에 나선 경우는 31.8%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눈높이 낮춤(33.5%), 네트워크 구축(15.4%), 건강관리(11.8%)등이었다. 그러니까 퇴직 전 구체적으로 재취업 준비에 나선 사람은 10%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이다.

철저한 나 자신 해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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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reeQ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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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절망만 할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정신 반짝 차리고 재취업 또는 은퇴 후 하려는 일과 관련해 나 자신을 해부하고 분석해 보자. 그런 다음 구직 방향을 결정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 이를 실행해 가면 재취업 성공이 손에 잡힐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은 경우에 따라 시간이 많이 걸리고, 또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정부 지원 사업들을 적절하게 활용함으로써 이 과정은 단축될 수 있다.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며 집단지성을 발휘하면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IMF 당시 35세 나이로 다니던 회사에서 하루 아침에 해고된 경험이 있다. 해고된 다음날 일어났을 때 아내와 6살, 4살 난 아이들이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내가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무기력함과 좌절감이 밀려들어 왔다. 마치 이 세상이 끝난 것 같은 막막하고 절망적인 마음 뿐이었다.

그 후 조그만 건설회사의 홍보실장으로 잠깐 일하기도 했고, 섣부르게 PC방을 창업했다 10개월 만에 8000만원을 날리고 문을 닫았다. 지금의 한국은퇴생활연구소를 설립하기까지 여러 직업을 옮겨 다녔다. 젊은 시절의 시련은 나와 나의 가족에겐 아픔이었지만 그 시절을 이겨내니 삶의 자양분이 됐다. 이런 나의 경험과 그동안 만났던 중장년 반퇴 세대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함께 나누려고 한다.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tzang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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