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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에 맡긴 자동차보험료, 줄줄이 내려간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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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선DB

동부화재가 17일 자동차보험료를 내린다고 발표했습니다. 보험료는 보통 손해율(거둔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동부화재는 올해 1~5월 손해율이 지난해 83.1%보다 낮아진 77.5%를 기록해 보험료 인하(개인용 0.8%)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동부화재만이 아닙니다. 올해 들어 여러 보험사가 잇달아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고 있습니다. 한화손해보험이 8월 6일 가입자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6% 인하한다고 발표했고 지난 5월엔 메리츠화재가 보험료를 0.7% 내리기로 했습니다. 삼성생명·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보험사 대부분 보험료 인하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손해율이 지난해보다 대폭 개선(하락)된 점을 인하 이유로 꼽습니다.

자동차보험은 한때 손해율이 90%에 육박(2015년)하며 손보사들의 수익을 갉아먹었습니다. 2015년 자동차보험으로 인한 적자가 1조원을 넘어설 정도였지요. 수입차가 늘어남에 따라 수리·렌트비로 지급되는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조금 아프면 ‘드러눕는’ 관행도 사라지지 않아 보험금 지급액이 급증한 결과였습니다. 당시 금융 당국이 자동차보험료가 서민 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며 보험료를 맘대로 올리지 못하게 통제한 점도 적자가 커진 원인 중 하나였고요.

2015년 금융 당국이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자동차보험료 자율화를 발표하자 보험료가 올라가리라는 우려가 나왔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오히려 반대입니다. 금융 당국이 보험료를 자율화하기 전에 자잘한 손상이 났을 때는 범퍼 교체 등을 못 하게 하고, 수입차 수리 시 비싼 수입차 대신 같은 급의 국산차를 대신 빌리도록 하는 등 보험금이 새는 구멍을 미리 막아두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지급하는 보험금이 줄어들면 보험사는 소비자에게 더 매력적인 상품을 제시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가격을 내리기 마련이겠지요.

새 정부는 국민 의료비를 아끼게 해주겠다며 실손의료보험(의료비를 실비로 보장해주는 보험)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고집하고 있습니다. 보험사 팔 비틀어 억지로 보험료를 내리는 대신 과도한 보험금을 양산하는 과잉진료와 허술한 비급여 의료비 체계부터 정비한다면, 자동차 보험처럼 ‘시장의 손’에 의해 자연스럽게 보험료가 내려가지 않을까요.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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