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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中 `인권 상징` 류사오보…전 세계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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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사군자로 이름 알린 후 망명없이 평생 민주화에 바쳐

전세계 추모 열기 고조...홍콩선 촛불시위까지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독재는 두렵지 않다. 정말 두려운 것은 복종과 침묵이다.”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 평화상을 받은 류샤오보의 투쟁이 그의 사후(死後)에도 이어지고 있다. 류샤오보가 세상을 떠난 지 사흘 동안 전세계가 그를 추모하며 중국의 인권 문제에 주시하고 있다.

◇톈안먼부터 노벨평화상까지…中의 ‘만델라’ 평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한 병원에서 숨진 류샤오보는 1955년 중국 지린성에서 태어났다. 지린대 중문과와 베이징 사범대학에서 공부하며 촉망받는 문학가로 거듭났다. 그러던 중 1989년 톈안먼 사태가 일어나며 그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는다.

당시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 있던 류샤오보는 텐안먼 사태가 일어나자 중국으로 곧장 돌아왔다. 그는 민주화를 주장하는 학생들을 이끌며 저우더, 허우더젠, 가오신 등과 함께 단식운동을 하며 광장 시위에 가담했다. 시위가 실패로 돌아가고 톈안먼 사태의 주역들이 해외 망명을 떠난 가운데에서도 그는 중국에 머무르며 투쟁을 계속했다. 결국 ‘반혁명 선전선동죄’로 체포된 그는 1995년 베이징 교외에서 1년간 감금됐다가 1996년 노동교화형을 받고 3년간 복역했다.

그는 고난에도 멈추지 않고 2008년 중국의 민주화 개혁을 요구하는 08헌장에 주도적으로 관여한다. 2008년 12월 1일 세계 인권의 날에 발표된 이 08헌장은 1977년 체코슬로바키아의 ‘77헌장’을 모델 삼아 작성된 글로 중국의 인권과 선거 자유, 언론 자유 등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같은 그의 투쟁에 노벨상 위원회는 2010년 류샤오보를 중국인 최초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한다. 그러나 08헌장으로 국가전복선동혐의로 징역 11년형을 받고 수감 중이던 그는 메달을 받을 수 없었다. 결국 노벨상 선정위원회는 빈 의자에 노벨 평화상 메달을 수여하기 이른다.

◇전세계 추모 열기, 홍콩은 촛불시위까지

수감 중이던 류샤오보는 지난 5월 간암 말기를 선고받고 가석방돼 라오닝성 한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해외에서 치료받고 싶다는 그의 뜻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허락하지 않았고 결국 그는 13일 세상을 떠났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그가 사망한 지 이틀 후 류샤오보의 유해는 가족들의 뜻과 지역 관습에 따라 화장돼 바다에 뿌려졌다. 그러나 가족들의 반대에도 화장처리 됐으며 반체제 인사들이 류샤오보를 추모할 ‘물리적 공간’을 없애기 위해 유해를 바다에 뿌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세계는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그를 추모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깊이 슬퍼하며 유족에게 조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 역시 외무 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자유와 인권을 위한 평화 투쟁을 해 온 이 지성인은 미래세대의 기억 속에 오래 살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중국의 꿈이 민주주의라면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대만이 돕겠다”고 말했다.

홍콩에서는 추모를 위해 시민이 촛불을 들기까지 했다. 지난 15일 밤 홍콩 시민들은 홍콩섬 상업지구에서 중국연락사무소까지 행진을 하며 그를 추모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스티븐 웡씨는 류샤오보를 가리켜 “내 세대의 젊은이들을 일깨운 훌륭한 학자”라며 “중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집회에는 수천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홍콩에 대한 중국의 정치적 간섭이 심해지며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류샤오보에 대한 추모 물결이 더 가속화됐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평가다.

다만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일부 관영매체들은 그의 사망 소식을 짧게 전하며 서구의 비판에 대해 반박했지만 대다수의 일반 매체들은 관련 보도도 하지 않았다. 아울러 류샤오보의 아내인 류샤가 해외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도 중국당국은 ‘합법적 권리를 보호하겠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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