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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中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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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상징’… 간암 투병 중 병세 악화

‘인권 후진국’ 中 비판 목소리 거세질 듯

세계일보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교도소 밖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61)가 13일 사망했다. 류샤오보의 해외이송 치료를 끝까지 거부했던 중국 당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와 군사력은 미국에 맞먹는 G2(미·중)로 성장한 중국이지만 여전히 ‘인권 후진국’이라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류샤오보 조치를 관장하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사법국은 인터넷 홈페이지 공지문에서 병원에서 간암 치료를 받아온 류샤오보가 이날 사망했다고 밝혔다. 류샤오보를 치료해온 선양 소재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은 “12일 오후부터 류샤오보의 병세가 극도로 악화돼 호흡 곤란을 겪었으며 신장, 간 기능이 떨어지고 혈전이 생겨 고통스러워하더니 13일 오후 숨졌다”고 전했다.

앞서 병원 측은 류샤오보의 생명 유지를 위해서는 기관에 튜브를 삽입할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류샤오보 가족은 의료진 설명을 들은 뒤에 삽관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가족들은 그의 현 상태를 이해하고 확인하는 문서에 서명했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가족들은 그의 사망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임종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류샤오보는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헌장’ 서명 운동을 주도하다가 이듬해 ‘국가전복’ 혐의로 징역 11년을 선고받고 랴오닝성 진저우(錦州)교도소에 수감 중 지난 5월 말 정기 건강검진에서 간암 판정을 받고 수일 후 가석방됐다.

이후 류샤오보 측은 독일이나 미국 등 해외에서 치료를 받고 싶다는 의사를 수차례 중국 당국에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독일, 미국, 영국 등은 류샤오보가 스스로 치료받을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중국 당국에 출국 허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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