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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단 5cm'…18명 사상자 낸 졸음버스에 자동제동장치 없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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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9일 경부고속도로 신양재IC 인근에서 8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버스에 받힌 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게 구겨졌고 타고 있던 2명은 숨졌다. [인터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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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경부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를 낸 광역버스 모델이 정부가 졸음운전 사고 방지대책으로 내놓은 자동비상제동장치(AEBS)·차로 이탈경고장치(LDWS) 의무 장착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대책은 전장 11m 이상 차량을 대상으로 하는데, 사고 차량의 전장은 10.95m로 단 5cm가 짧았기 때문이다.

AEBS는 주행 중 전방 충돌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차 스스로 감속 또는 정지하는 첨단 안전장치다. LDWS는 자동차가 주행하는 차로를 운전자 의도와 무관하게 벗어날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해 주는 장치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에서 7중 추돌사고를 낸 광역버스는 현대자동차가 생산한 '유니시티'다.

유니시티 전장은 10.95m로 정부가 작년 8월 버스 운전자의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AEBS·LDWS 장착을 의무화한 전장 11m 초과 차량보다 전장이 5cm 못 미친다.

국토부 관계자는 11m 제한을 둔 것에 대해 "고속 주행은 주로 11m 이상 대형버스가 맡고 9~11m 중형버스들은 시내버스로 저속운행하는 것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형버스를 운영하는 버스회사의 경우 영세한 경우도 많아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의 입장도 현실적으로 고려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장 11m 미만인 버스는 유니시티를 비롯해 그린시티·슈퍼에어로시티, 자일대우버스 등이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사고방지 대책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이번 사고로 11m 미만 버스에 대해서도 AEBS·LDWS 장착 의무화 필요성이 제기돼 대상 확대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오후 2시 40분쯤 서초구 원지동 경부고속도로 서울방면 415.1km지점 신양재나들목 인근에서 버스가 버스전용차로가 아닌 2차로를 달리다 다중 추돌사고를 내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버스에 처음 부딪친 K5 승용차가 버스 밑으로 깔려 들어가며 승용차에 타고있던 부부가 그 자리에서 숨졌고, 다른 추돌사고 피해 차량에 탔던 16명이 다쳤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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