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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여자는 열심히 안해"···교사 10명중 6명 여성혐오표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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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여성혐오 더이상 안돼'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여교사는 열심히 하지 않는다. 페미니스트는 미쳤다", "여자쌤(선생님)이라 깐깐하다. 이런 일은 여자쌤이 하면 안 된다."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남녀교사 10명중 6명은 학교에서 이같은 여성혐오표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가 5월15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유치원과 초·중·고 남녀교사 6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633명)중 여성혐오표현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는 교사는 375명(59.2%)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교사(70.0%), 학교급별로는 고등학교 교사(73.6%), 공·사립중에는 사립학교 교사(71.1%)들의 여성혐오표현 경험이 많았다.

여성혐오표현을 하는 집단(중복응답)은 남교사(48.5%)와 관리자(45.0%), 남학생(45.0%) 등으로 골고루 분포했다. 혐오 대상은 여성 일반인 경우가 76.5%로 가장 많았고 비혼여교사(24.2%), 기혼여교사(21.4%), 여학생(19.1%) 순이었다.

여성혐오표현을 접했을 때 교사중 절반에 가까운 49.6%가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42.6%는 무시했으며 상급자나 공공기관 등에 신고한 교사는 0.9%에 그쳤다.

교사들은 성희롱에도 노출됐다. 성희롱을 유형별로 분류했을때 직접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외모 평가나 몸매 품평'이 22.3%로 가장 많았다. '성적 욕설 및 음담 패설·농담'(10.0%), '회식 자리에서 술을 따르거나 옆자리 착석 강요'(5.1%), '포옹 등 신체적 접촉'(4.9%), '몰래카메라 사진·동영상 인터넷 게시'(0.5%) 등에서도 경험자들이 집계됐다.

성희롱은 주로 동료교사(71.9%)에 의해 이뤄졌다. 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에 의한 경우는 55.4%를 차지했으며, 학생이 성희롱을 한 경우도 26.6%나 됐다.

하지만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교사 중 63.8%는 대응하지 않은 채 참고 넘어갔다. 학교 내 기구 등을 통해 공식적인 처리 절차를 거친 경우는 5.3%였으며 외부 기관에 신고한 경우는 0.9%에 불과했다.

참고 넘어간 이유는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라고 대답한 교사가 51.4%로 절반을 넘었다.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20.7%)라거나 '소문·평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20.2%), '보복 등 불이익을 받을까봐'(17.8%)라고 한 응답자가 뒤를 이었다. '대처 방법을 잘 몰라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교사의 비율도 16.3%였다.

한편 동성애와 성소수자 내용이 빠진 교육부의 '학생성교육표준안'에 대해선 응답자의 83.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교조는 김상곤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향해 "성평등은 모든 인간의 기본권"이라며 "차별과 혐오 폭력을 학교에서부터 근절하기 위한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부탁했다. 구체적으로는 ▲교육부 내 '성정책담당관' 배치 ▲학교 성평등 교육 예산 배정 ▲성교육표준안 즉각 폐지 등을 촉구했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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