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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앙카라→이스탄불' 야당 '정의 행진' 확산에 초조한 에르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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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 중 절반 가까이 통과…'반역죄' 위협에도 수천명 규모로 늘어

연합뉴스

터키 제1야당의 앙카라∼이스탄불 '정의 대장정'
대형 터키 국기를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터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앙카라∼이스탄불 '정의 행진'이 점차 확산하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초조해하는 모습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HP는 지난달 15일 정부의 잇따른 언론인·정치인 투옥에 항의하며 수도 앙카라부터 최대도시 이스탄불까지 약 450㎞를 도보로 행진하는 대장정에 올랐다.

전날 CHP 소속 에니스 베르베로을루 의원이 국가 기밀 누설 혐의로 법정에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은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베르베로을루 의원은 CHP 소속 의원 중 처음으로 입감됐다.

베르베로을루 의원이 수감된 이스탄불 말테페 교도소를 최종 목적지로 삼는 시위대는 행진을 시작한 지 약 19일 만인 이날 앙카라와 이스탄불의 중간 지점인 터키 북서부 두즈제에 발을 디뎠다. 이곳에서 이스탄불까지는 약 201㎞가 남았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강행군을 지속하느라 노인 1명이 심장마비로 숨지고, 또 다른 한 명이 심장 경련으로 병원에 실려 갔지만 시위대는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리들도 시위대를 향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일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CHP 대표의 계획은 국가에 아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그에게 사법 절차가 진행된다 해도 놀라울 게 없다"고 경고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와 베키르 보즈다으 터키 법무장관도 야당 지도부에게 행진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보즈다으 장관은 "도로를 걷는 것으로는 정의라는 저울의 균형을 깨뜨릴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소셜 미디어에 대형 터키 국기와 '정의'라고 적힌 플래카드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의 사진이 퍼지면서 새롭게 가담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다. 시위 규모는 이미 수천 명으로 불었다.

일반 시민들도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두즈제는 에르도안 지지세가 강한 지역임에도 일부 시민들은 시위대가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했고, 주변 차량도 경적을 울리며 용기를 북돋웠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판사와 검사들을 호출하고 있으며 그들은 법정을 동원해 우리를 위협하기를 원한다"며 "그들은 우리를 도발하려 하지만 우리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시위대를 이끄는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CHP 대표(오른쪽서 네번째)
[AFP=연합뉴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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