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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아베, 日도쿄도선거 패배 '후폭풍' 차단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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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질타 깊이 반성…할 일은 제대로 해야"

이달 말 개각 가능성…책임론엔 일단 '선 긋기'

뉴스1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오전 관저로 출근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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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집권 자민당(자유민주당)이 2일 치러진 도쿄도의원 선거 패배의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해 부심한 모습이다.

현지 언론들은 자민당이 전체 도의회 의석 127석 중 23석 획득이란 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둔 이번 선거결과와 관련, 지난 2012년 말 자민당 재집권 이후 계속돼온 정치권의 '아베 1강(强)' 구도가 붕괴되기 시작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 그러나 아베 총리를 위시한 자민당 지도부는 "이번 도의원 선거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당이 결속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신생 지역정당 '도민(都民) 퍼스트회(會)'가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정국에 파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이나, 아직 아베 총리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는 만큼 '이대로 포기하기엔 이르다'는 게 자민당 지도부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도 선거 패배의 책임론을 피하고자 당분간 국내 정치현안보다는 외교일정 등에 집중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조기 개각을 통해 국정운영 체계를 재정비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일 NHK·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인 아베 총리는 이번 도의원 선거결과와 관련, "매우 엄중한 심판이 내려졌다"면서 "당에 대한 (도민들의) 질타를 받아들여 깊이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특히 "아베 정권이 해이해진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면서 "정권을 탈환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자민당은 이번 도쿄도의원 선거과정에서 상대당 후보들뿐만 아니라 악화된 여론과도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내내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 중의원(하원) 의원의 '비서 폭행' 파문과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의 '자위대 선거 지원' 발언 논란, 그리고 당 도쿄도련(도쿄도지부연합회) 회장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간사장 대행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 잇단 악재로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언급한 "당에 대한 질타"나 "정권 비판" 등 또한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아베 총리가 이날 발언이 이번 선거에 앞서 불거진 본인의 잇단 '학원 스캔들' 의혹이 국정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자민당의 선거 참패를 불러온 배경이 됐다는 세간의 평가와는 일정 부분 거리를 둔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자민당에선 이번 선거 결과가 나온 뒤 시모무라 대행 등 도쿄도련 집행부 5명이 도쿄도련의 당직을 일괄 사퇴한다고 밝힌 것 외엔 당의 다른 관계자나 정권 인사들에 대한 '인책론'은 표면화되지 않고 있는 모습. 오히려 이날 열린 중앙당 간부 회의에선 "아베 총리를 제대로 뒷받침해가자"(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는 등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한 당의 단합과 결속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고 한다.

이와 관련 아베 총리도 이번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국정엔 한시도 정체가 허락되지 않는다"면서 "국내외에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할 일은 제대로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도의원 선거는) 어디까지나 지방선거"라던 그의 종전 발언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지만, 아베 총리가 2013년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도의회 '제1당'이 됐을 당시엔 "정권의 실적이 평가를 받았다"고 자평한 점에 비춰볼 때, 이번 선거결과와 관련한 그의 반응은 역설적으로 현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크다는 점을 반증해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현지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일단 조기 개각 등을 통해 분위기 전환을 모색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이 경우에도 그 대상을 최소화으로써 도쿄도의원 선거 패배 책임론을 덜고자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게다가 아베 총리는 오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덴마크·핀란드·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와 에스토니아를 잇달아 방문하는 외유 일정을 계획 중이어서 개각을 단행하더라도 그 시기는 일러야 이달 하순쯤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도쿄도의원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에겐 숨을 돌릴 만한 여유가 있다는 얘기다.

NHK는 아베 총리가 이번 G20 기간 중 한국·미국·러시아 등 각국 정상들과의 개별 회담을 통해 북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유럽연합(EU)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 타결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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