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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TONG] 내가 좋아하는 방식의 봉사로 꿈 꾸고 진로 찾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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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화고지부

가진 것이 없어도 남을 위하고 도우려 하는 사람이 참된 봉사자다. -조달현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사무총장

개개인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모두 이런저런 봉사를 한다. 의도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습관을 들이면 봉사하고자 하는 욕구가 점차 강해져 자신은 물론이고 세상 전체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 -간디

한국의 청소년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봉사활동을 할까.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고교생이 내신 점수 때문에 의무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실정이다. 진심을 다해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도 학업으로 인한 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봉사 시간 채우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에게 정말 유익한 봉사활동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봉사활동을 해야 하나. 그 해법을 찾기 위해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이 주관하는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 대회' 지난해 수상자 최정태(18·양주 백석고 3, 행정자치부장관상)씨와 성수림(19·신림종합사회복지관 근무, 여성가족부장관상)씨를 만나봤다. 이들이라면 봉사활동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최씨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저소득층 가정, 다문화 가정, 조손가정의 아이들을 위해 봉사를 했다. 청소·사무보조뿐만 아니라 멘토링 활동까지 하며 지역아동센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으며 현재까지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자원봉사 동아리 ‘은하수’를 만들어 봉사자를 늘리고 지역 봉사 인프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성씨는 어린 시절 중국에 살았던 점을 활용해 다문화센터에서 중국어 통·번역 봉사를 했다. 무료진료소 이용 안내를 동시통역하거나 비자 관련 문제를 번역하는 등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줬다. 이들은 봉사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중앙일보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에서 수상한 성수림(왼쪽)씨와 최정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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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과 봉사활동을 병행하는 것의 긍정적인 점과 부정적인 부분이 있었나요.

최정태(이하 최) "이전에는 같은 학년 친구들밖에 모르고 지냈어요. 학교 후배들이랑 친해질 기회가 많이 없었죠. 지금은 ‘은하수’ 봉사동아리에 들어온 후배들 사이에 저 혼자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친한 후배들이 많아졌습니다. 다들 봉사를 열심히 하는만큼 착하고 좋은 아이들이에요. ‘은하수’ 이외에 다른 활동을 할 때도 서로 도움을 주고 있어요. 친한 후배가 생겼다는 점, 그리고 봉사활동 외에도 이들과 서로 도와가며 살아간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부정적인 측면은 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봉사자끼리 생긴 갈등이 학교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요일별로 돌아가면서 봉사활동을 이어나가는데, 서로 빠지는 경우가 있어요. 이때 미리 못 간다고 연락을 줘야 하는데 연락이 안 와서 제가 봉사선생님께 연락을 못 드려요. 중간에 끼는 입장이 되어서 힘들어요."

성수림(이하 성) "저는 학교에서 동아리 부단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원활동 차원에서 중국어를 가르쳤어요. 사실 중국어를 썼던 건 어렸을 때라 많이 잊어버렸거든요. 근데 계속 쓰다 보니까 중국어가 늘어 학교생활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반면 봉사하는 곳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 피곤했어요. 제가 일요일에만 봉사했는데 잠실부터 안산까지 가야 했죠. 피곤한 상태에서 월요일 아침 동아리 활동까지 해서 힘들었어요. 그리고 시험기간이나 수행평가 기간에 봉사활동을 못 가기도 하는 등 영향을 받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땐 다른 분들이 대신 해주셔야 하니까 죄송한 마음이 들죠."

-다른 고등학생보다 봉사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셨어요. 자신의 생활과 봉사 사이에 어떻게 시간 관리를 했는지 궁금합니다.

(최) "내 시간을 버리고 봉사활동을 했다기보다, 어차피 버려질 시간을 자원봉사하는 데 썼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말해서 제가 봉사활동을 했던 만큼의 시간이 그저 아무렇게나 제게 주어졌다면 시간을 허비했을 것 같아요. 봉사활동을 하면 여유가 좀 없긴 한데 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거든요. 일단을 봉사활동을 하고 나서 남은 시간을 밀도 있게 사용하는 게 제 방법이었습니다. 저는 봉사장소가 집과 가까워서 방과 후에 1~2시간 정도 가서 봉사했어요.

(성) "저는 특별한 날 빼고는 일요일에 봉사했어요. 원래 제가 일요일에는 공부보다는 다른 것을 하자는 주의에요. 그래서 일요일에 봉사활동을 했고 어찌 보면 그래서 시간 관리가 잘 된 것 같아요."

-개인적인 시간은 없었겠어요.

(최) "봉사활동이 제 개인적인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성) "저도요."

-공부에 방해가 되지는 않았나요.

(최) "전혀 방해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그 시간에 공부를 해도 크게 성적이 오를 것 같지는 않아요."

(성) "저도 봉사활동했던 시간에 특별히 다른 공부를 더 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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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태씨는 지역 봉사 인프라를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그 취지가 무엇인가요. 또, 함께 하는 봉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최) "저는 함께 하는 봉사활동에서 봉사정신을 찾을 수 있었어요. 예전에는 혼자서 희생하면서 제가 다하는 것이 봉사정신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 덕분에 봉사하게 되어 고맙다고 하거나 봉사자가 늘어서 복지사 선생님이 감사하다고 할 때면, 주변 사람들이 봉사를 시작하게끔 만드는 것도 봉사정신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지역 봉사 동아리는 복지사 선생님이 자원봉사자인 저희와 센터 아이들까지 모두 관리하기 힘드셔서 만들게 됐어요. 제가 센터에 봉사를 오래 다녔으니까 관리하겠다고 해서 만들었죠. 동아리를 홍보하고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지역 봉사 인프라로 자리 잡은 것 같아요.

-봉사활동으로 센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 것 같네요. 그런데 요즘 청소년들이 하는 봉사는 주로 형식적인 봉사, 단순 업무보조나 청소에 불과해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 "단순 업무보조나 청소가 반드시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봉사기관 중에는 단순 업무보조나 청소가 최우선으로 필요한 곳도 있어요. 저도 처음에는 센터에서 주로 청소만 했어요. 거의 1년 정도요. 지금은 추가로 멘티-멘토 활동 같은 의미 있는 활동을 해요.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봉사자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은 요일별로 5명씩, 총 30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해요. 30명이 업무보조와 청소를 나눠서 하게 되면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추가 활동이 가능하죠. 사실 동아리 구성원을 뽑을 때 아동심리나 초등교사 등의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주로 선발했어요. 그런 학생들이 센터 선생님께 멘티-멘토 활동을 요청했기 때문에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봉사기관에 봉사자가 어느 정도 충분해야 하고, 또 봉사자가 원하는 봉사활동을 요청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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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림씨는 "어떤 사람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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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림씨는 중국어라는 특기를 이용해 봉사활동을 하셨어요. 특기를 이용한 자원봉사는 어떤 점에서 유용한가요.

(성) "저는 중국어는 잘했는데 동시통역은 전혀 못했어요. 생각도 못 해본 일이었죠. 그런데 봉사활동을 통해 제 특기를 좀 더 발전시킬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른 청소년도 자신의 특기를 이용한 자원봉사를 할 수 있을까요.

(성) "사람마다 재능은 달라요. 예를 들어, 발음이 정확한 사람은 시각장애인 책 읽어주는 봉사활동 할 수 있겠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셨는데, '다름'에 대해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요.

(성) "솔직히 말해서 사람은 애초에 다른 것이 정상인 거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분들이 특별히 피부색이 다르거나 나이가 많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저희도 다 다르고, 서로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거리를 둔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다르다'라는 생각 자체를 버리고 다가가면 되지 않을까요?"

-두 분 모두 봉사활동이 진로에 영향을 주었나요.

(최) "저는 영향이 컸어요. 원래 가지고 있던 꿈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바뀌기도 했어요. 지금은 초등학교 교사가 꿈이에요. 멘티-멘토 활동을 시작한 것도 어쩌면 진로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무엇이 먼저였는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연관은 있었다고 생각해요."

(성) "예전에는 통역사가 되고 싶어서 그런 봉사활동을 했어요. 실제로 봉사를 하다 보니 통역사에 관심도 깊어졌고요. 지금은 사회복지관에서 일하고 있지만, 새롭게 꿈을 찾아가고 있어요. 정태처럼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네요."

-청소년들이 봉사활동과 자신의 진로를 어떻게 연관시키면 좋을까요.

(최) "자원봉사 대회 수상 후 미국으로 친선대사 활동을 하러 가서 들은 말이 있어요. '진로와 쉽게 연관시키려면 누군가를 위한 봉사가 아닌 봉사를 해야 한다.' 봉사활동 사이트나 기관에서 찾을 수 있는 봉사가 아니어도, 봉사활동을 인정 못 받는 활동이어도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진로를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봉사도 따라오지 않을까요? 진로와 연관된 활동을 심화적으로 하다 보면 그것이 봉사활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성) "봉사도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하면 제일 좋지 않을까요? 마찬가지로 진로와도 연관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학교 봉사시간, 성적반영, 생활기록부 반영을 위한 봉사가 많아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 "봉사시간 채우는 것도 봉사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건 생활기록부 반영 때문이었어요. 생활기록부에 적으려면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다른 청소년들도 일단 시작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일단 해보니까 좋아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고 적성에 맞아서 계속 하게 되었어요. 일단 시작을 하게 되면 계속 이어나갈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성) "저는 생각이 조금 달라요. 저는 중학교 때 진짜 봉사를 하기 싫었어요. 성적에 반영돼서 진짜 싫었어요. 하찮은 봉사를 하느니 아예 안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요. 다른 청소년들도 정말 하고 싶은 사람이 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사람이 봉사했을 때 좋은 결과가 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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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봉사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최) "반복적인 봉사활동을 하면 질리기 마련이에요. 저의 경우 청소만 하다가 아이들과 하는 새로운 활동이 생겼어요. 이렇게 계속 새로운 뭔가가 생기고 개선되는 방식으로 하면 지속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정말로 봉사활동을 할 시간이 없다는 청소년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최) "상황이 안 된다면 조금 미루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는 1~2년 정도 은하수에서만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새로운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거든요. 해외봉사를 하고 싶은데 지금은 고등학생이라 어렵잖아요. 그래서 대학생이 되면 해외봉사에 참여하고 싶어요. 저처럼 어떤 봉사를 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면 조금 미뤄야죠 뭐."

(성) "정태랑 같은 생각이에요. 지금 봉사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억지로 꼭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봉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최) "저에게 봉사란 특강입니다. 정규 수업처럼 꼭 해야 하는 부분은 아닌데, 봉사활동을 하면서 꿈을 새로 꾸었고 아이들을 보면서 순수함이라든지 봉사정신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런 건 사람마다 느끼는 방식과 방향이 달라요. 특강도 마찬가지죠. 사람마다 특강을 듣고 나서 느끼는 바가 다르잖아요. 그래서 특강과 같다고 생각해요."

(성) "저에게 봉사란 삶의 한 부분이에요. 내가 하고 싶으니까 하는 것이고, 시작했으니까 중간에 그만두면 안 돼요. 내가 책임진 일은 해야 해요. 아니면 다른 사람이 힘들어지거든요. 그냥 일상 속에서 해나가는 삶의 부분 중 하나에요."

-청소년들에게 봉사에 관한 조언을 한다면.

(최)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데 선뜻 시작을 못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어떤 형태로는 일단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 같은 경우는 운이 좋았어요. 시작도 좋았고요. 안 맞는 봉사라면 과감하게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가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럼 각자에게 나은 길이 언젠가는 온다고 생각해요. 이 대회(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를 참가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상을 못 받아도 큰 의미가 있어요. 유익한 활동을 하게 되고요. 기회가 된다면 꼭 지원해보세요."

(성)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세요. 하고 싶은 봉사를 하는 것이 유익한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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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봉사에 대해 보통 청소년들과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봉사에 거리를 두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간 것이다. 그러다보니 좋은 성과가 나왔다. 최정태씨와 성수림씨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봉사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 자기발전에 기여했다. 그리고 이제 이들은 세상을 바꿀 사람들이 되어있다. 청소년들 모두 유익한 봉사활동을 찾았으면 좋겠다. 우리도 이제 봉사에 더 가까이 다가가보는 것은 어떨까. 차차 나아가면 된다. 이제 시작이다.

글=김정모·김윤혁(세화고 2) TONG청소년기자 세화고지부

사진=임익순(오픈 스튜디오)

장소제공=순화동천(blog.naver.com/sunhwadongc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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