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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완전 매트릭스化 신한지주...“수직계열화 대신 수평구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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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회장 ‘원(one) 경영’, ‘미래의 금융’과 조우

이코노믹리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출처:뉴시스]


신한금융지주가 ‘매트릭스 조직’을 통해 사업부문별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지주의 총괄체제로 돌입한다.

이는 금융의 수직계열화에서 수평적 구조로 변모함을 뜻하며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회적 특징과도 맞물린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중심의 ‘원(one) 경영’이‘미래의 금융’과 만나는 순간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7일 ‘매트릭스 조직’이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의 조직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매트릭스 조직이란 기존 계열사별로 따로 운영하던 사업을 사업 단위별로 묶어 지주가 총괄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면, 은행과 증권사는 각각 기업금융(IB) 사업을 영위한다. 금융업종별 세부 IB업무는 다르지만 큰 틀에서 보면 ‘자금조달’이 그 중심에 있다. 따라서 각 금융 업종별로 나눠진 IB를 통합해 하나의 IB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한편, 지난 5월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4차 산업혁명과 금융의 미래’ 제목의 발표 자료를 통해 조직구조, 구성원, 조직운영, 노동형태가 제1~3차 산업혁명과 제4차 산업혁명시기에 어떻게 달라지는지 사회적 특징을 비교했다.

눈에 띄는 점은 조직운영 방식이 제1~3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수직적 지배와 통제 키워드였다면 제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수평적연대와 보충이 그 중심에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수평적연대와 보충이란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IoT)을 구축하는 데 여러 기술들이 융합되는 현상에 비교할 수 있다. 특정 기술 하나가 IoT 환경을 만들어내는, 즉 리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술이 서로 조화를 이뤄 새로운 시스템이 조성되는 것이다.

금융업에서 수평적연대와 보충은 한 금융회사가 예금, 대출, 송금, 투자자문 등을 영위하는 방식이 아닌 각 사업 분야가 개별적으로 나뉘면서 전문성을 띄는 것을 말한다. 개별 전문성은 여타 금융사의 유사한 사업 분야와 유기적으로 이어지고 ‘전문성’은 확대된다. 이것이 제4차 산업시대 금융의 모습이라는 주장이다.

신한금융지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금융에 눈뜨다

신한금융지주의 ‘매트릭스 조직’은 이대기 연구위원이 주장한 ‘수평적 연대와 보충’의 개념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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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금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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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 연구원의 개념과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 것같다”며 “금융사별 유사한 업무를 묶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이번 신한금융지주 조직개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사 업무를 한 데 모으면 자본의 낭비도 없고 각부문사업의 자본력이 더 확대돼 효율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가 수평적 연대와 보충을 염두에 두고 이번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매트릭스 조직’을 구성했고 이를 지주가 총괄하는 방식을 택했다.

우선 글로벌 사업부문은 5개사(지주ㆍ은행ㆍ카드ㆍ금융투자ㆍ생명)를 겸직하는 사업부문장을 선임, 그룹의 글로벌 사업 전체를 통합 관리한다. 신임그룹 글로벌 사업부문장에는 허영택(56) 신한은행 글로벌사업 담당 부행장이 내정됐다.

아울러 인도네시아ㆍ베트남 등 그룹사가 동반 진출해 있는 국가에서는 그룹계열사간 협업 촉진을 지원한다.

자본시장부문은 기존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만 관할하던 기업투자은행(CIB) 사업부문을 5개사(지주ㆍ은행ㆍ카드ㆍ금융투자ㆍ생명)를 겸직하는 그룹&글로벌 투자은행(GIB) 사업부문으로 확대 개편한다. 그룹 GIB 사업부문장에는 이동환(58)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이 내정됐다.

특징적인 것은 예전 CIB사업부문장이 신한은행 소속이었던 반면, GIB사업부문장은 신한금융투자 소속이라는 점이다. 자본시장 친화적 성격을 담으려는 노력도 있지만 신한데이타시스템이 금융ICT 서비스를 통해 신한금융그룹의 지속성장을 함께 해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자본시장과 데이터는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디지털 역량강화도 빼놓지 않았다. 이를 위해 지주사와 각 그룹사에 최고디지털총괄임원(CDO)직을 신설했으며 ‘CDO협의회’를 통해 그룹차원의 디지털 부문 사업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한편,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신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에 유동욱(56) 신한은행 전 부행장보, 신한프라이빗에쿼티 사장에 김희송(50) 신한생명 상무를 각각 내정했다.

최근 금융업계는 핀테크를 필두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디지털금융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의 금융, 즉 미래의 금융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말하는 분권화, 핀테크 업체들의 기술력이 기존 금융사들의 서비스를 결정하는 현상 등은 새로운 금융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암시한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미약하지만 금융환경이 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매트릭스 조직’을 통해 각 사업부문별로 더 강한 전문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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