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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자기 전 30분 책읽기를 했더니...."남 배려하는 아이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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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 함께하는 '잠자리 독서' 효과 커

교원그룹 5년째 인성교육 확산 캠페인 앞장

유치원·초교에 어린이 인성교재 70만부 배포

중앙일보

오세은씨가 두 아들이 잠들기 전에 함께 그림책을 읽고 있다.1년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잠자리 독서'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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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꼬마는 엄마에게 생일 선물을 사주고 싶어 했지만 돈이 없어서 그냥 집으로 가고 있었어요.”

27일 밤 오세은(37·서울 상도동)씨 가족의 ‘잠자리 독서’ 시간. 조그만 문틈 사이로 오씨와 두 아들의 책 읽는 소리가 희미한 불빛을 타고 흘러 나왔다. 엄마의 말소리가 끝나자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규형(7)이가 입을 열었다.

“갑자기 비가 와서 나무에 숨었는데 온몸이 젖었어요. 우산이 없어 우울했어요.” 이번엔 갓 한글을 배운 규석(4)이가 더듬더듬 말했다. “지, 지나가다 구, 구슬을 밟아서 넘어졌어요. 짜, 짜증이 났어요.”

오씨와 두 아들이 번갈아 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났다. 두 아들을 꼭 안아주며 엄마가 물었다. “엄마 생일이면 기쁜 날인데 작은 꼬마가 우울해 하고 있네. 규형이와 규석이 같으면 어떻게 할까?”

규형이가 먼저 “비 오는 소리로 엄마에게 노래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비오는 건 내 맘대로 할 수 없잖아요. 생각을 밝게 하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기 때문이에요.” 이번엔 규석이가 엄마의 목을 꼭 껴안으며 이야기했다. “저는 구슬을 꿰서 엄마 목걸이를 만들어 줄 거예요.”

이처럼 오씨는 매일 밤 자녀들과 ‘잠자리 독서’를 한다. 지난해 2월 교원그룹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인 ‘듬뿍(book)’ 캠페인을 접하면서부터다. ‘듬뿍’은 협동·배려·나눔 등 다양한 인성의 가치가 강조된 그림책을 자기 전 30분 동안 부모와 자녀와 함께 읽는 독서 프로그램이다.

이날 오씨 가족은 우울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꿔 보는 연습을 했다. 오씨는 “아이들 스스로 주인공이 돼 이야길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성이 길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1년 4개월간 '잠자리 독서'는 규형이를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시켰다. 오씨는 “친구들과 다툴 때 상대의 입장을 듣고 말로 푸는 사례가 많아졌다. 또래들 사이에선 제법 중재자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오씨는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도 독서를 활용했다. 잘못된 행동과 비슷한 사례가 있는 책을 골라서 읽게 해주고 스스로 깨치게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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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씨는 "독서가 아이들을 남을 배려할 줄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 같다"고 말한다.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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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그룹은 ‘잠자리 독서’처럼 바른 인성을 키우기 위한 캠페인을 5년째 벌이고 있다. 2013년 교원그룹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중앙일보와 함께 개발한 어린이 인성교재 ‘인성나무 키우기’는 현재까지 전국 유치원·초등학교에 70만부가 무료 보급됐다. 2014년부터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인성의 덕목들을 키우는 ‘바른 인성 캠프’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교원그룹 김지수 팀장은 “국내 최초로 인성과 사회성을 기르는 전집을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며 "2015년부터 전국 1200여개 아동복지관에 인성교육 관련 전집 9600세트를 기증했고 11만명의 아동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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