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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유가, 급락이냐 반등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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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I 재고증가로 장외 거래서 유가 하락...애널리스트 하반기 반등 점쳐

국제유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도의 감산합의에도 미국과 감산합의에서 제외된 리비아와 나이리지아 등 두 나라의 증산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유가는 강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40달러대 초반까지 밀린 국제유가는 30달러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조금은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코노믹리뷰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출처=뉴시스


반면원유 공급과잉을 초래한 주범인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둔화되고 있고 OPEC이 감산합의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정유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유재고가 감소하고 있는 요인 하나만으로도 국제유가는 하반기에 반등해 최고점을 다시 찍을 것이라는 전문가 견해도 있다.

국제유가는 27일(미국 현지시각) 정규 거래시간 후 전자거래에서 급반락했다. 선물시장인 미국상업거래소에서 미국의 벤치마크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정규장에서 배럴당 0.86달러(1.98%) 상승한 44.24달러에 장을 마치면서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석유협회(API)가 23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원유재고가 85만1000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한 직후 정규 시간 후 장외 전자거래에서 8월물 WTI는 뉴욕상업거래소 정규장 종가보다 0.20% 하락한 배럴당 43.76 달러에 거래됐다.

휘발유 재고도 140만배럴 증가했고 정제유도 67만8000배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은 지난주 멕시코 걸프만 지역을 강타한 열대 폭풍 ‘신디’ 탓에 원유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주간 원유 재고가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이제 유가 향방은 미국 시간으로 수요일(28일) 발표되는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동향에 달렸다. 시장조사 회사인 S&P 플라츠가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는 EIA가 주간 원유 재고량이 325만배럴 감소했다는 보고서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예상이 빗나간다면 유가는 당일 정규장에서 급락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세계 원유시장을 철철 넘치게 한 주역인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데다 OPEC 주도의 감산합의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국제유가는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시장 안정을 위한 OPEC 주도 감산합의를 상쇄할 것이라는 주장은 지극히 과장된 것이며 세일오일 업계는 지난 몇 년간의 투자지출 감소의 충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분석가가 27일 내놓은 진단이다.

플린은 에너지 분야 컨설팅 업체인 우드 맥켄지의 지난해 보고서를 인용해 원유 탐사와 생산을 위한 전 세계 자본지출은 2015년에서 2020년까지 22%(7400억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전통 탐사 투자비 삭감액을 합친다면 투자지출 감소액은 1조달러를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린은 탐사 업체들이 유가 하락 이후 지출을 축소하면서 신규 유전 발굴은 194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고 밝혔다. WTI와 북해산 브렌트유는 올들어 지금까지 약 18% 하락한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그 역시 셰일 오일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생산 증가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그는 주목한다. 플린은 마켓워치에 보낸 이메일에서 “정보제공업체 베이커휴즈를 바탕으로 보면 가동 중인 원유채굴기의 숫자는 23주 연속으로 증가했지만 셰일업체의 채굴기 당 신규 유정 생산은 둔화됐다고 주장했다.

플린은 “셰일오일 생산 폭락은 이제 시작되고 있다”면서 “몇 달 지나면 이는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IA에 따르면, 7대 셰일 생산업체들의 원유생산량은 7월에는 하루 12만7000배럴이 증가한 547만5000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추는 됐으나 완공은 되지 않은 셰일유정 숫자가 5월에 176개 늘어난 5946개로 증가했음을 감안하면 생산량이 늘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하다.

그러나 메이저 업체들의 원유채굴기 당 신규 유정 원유 생산 증가량은 7월에 하루 1배럴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플린은 “셰일오일 생산이 둔화되고 있으며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둔화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은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OPEC은 감산합의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감산합의 이행률이 106%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름철 휘발유 수요가 급증하고 이에 따라 정제 수요가 기록을 갈아치면서 미국내 원유 재고는 셰일과 상관없이 9월 말에는 1억배럴 정도 줄어들 것으로 플린은 예상했다.

플린은 “이 모든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 중 국제유가는 반등해서 올해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WTI 최고가는 지난 2월 기록한 배럴당 54.25달러다. 플린의 말이 실현되려면 현재 수준보다 배럴당 10달러 정도인 약 23% 가 올라야 한다. 뚜렷한 수요 증가가 없는데 감산합의만으로 유가가 과연 이 수준으로 반등할 수 있을까?

답은 하느님과 시장만이 알리라.

박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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