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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美와 誠 두루 갖춘 조선왕실 '포장'…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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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3일까지 '조선왕실의 포장 예술' 개최…궁중 보자기, 상자 등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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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종비 효현왕후의 왕비책봉 봉과 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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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조선시대 왕실의 포장 예술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연수)은 오는 9월 3일까지 박물관 2층과 지하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조선왕실의 포장 예술'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아름답고 정성스러웠던 왕실의 포장 문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들과 이러한 왕실 포장을 관리했던 당시 관청인 상의원(尙衣院)을 소개한다.

장신구를 포장했던 용구들을 비롯해 왕실 가례 때 쓰인 '봉황문 인문보'와 명안공주 혼례품을 감싼 보자기, 서책을 포장했던 상자 등은 궁중 일상생활용품의 세련된 포장 기술을 오롯이 보여준다. 아울러 혼례나 왕실 잔치에 쓰이는 물품을 포장했던 기록들과 왕권을 상징하는 보인(寶印, 왕과 왕비의 인장, 왕세자와 왕세자빈의 인 등 왕실 의례용 인장), 옥책(玉冊, 제왕이나 후비의 존호를 올릴 때 그 덕을 기리는 글을 새긴 옥조각을 엮어 만든 책), 교명(敎命, 왕비‧왕세자‧왕세자빈을 책봉할 때 내리는 훈유문서) 등도 당시의 포장 문화를 웅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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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문 보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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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옥책(玉冊, 옥을 여러 장의 판으로 다듬어 연결한 문서)을 쌀 때 사용했던 비단 보자기가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돼 눈길을 끈다. 옥책은 재료 자체의 무게 때문에 훼손될 가능성이 높은데, 마찰을 방지하기 위해 판 사이에 작은 솜보자기를 넣고 형태가 잡힌 갑으로 싼 뒤 내함과 외궤에 넣고 이를 각각 비단 보자기로 싸서 포장했다.

조선왕실에서는 일상생활과 의례에서 쓰이는 여러 물건들을 제작·관리했는데, 이를 용도에 맞게 포장해 사용하는 데에도 각별한 공을 들였다. 포장은 단순한 외피가 아닌, 내용물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었기에 조선왕실에서 행해진 포장은 그 격에 맞도록 민간과 구분되는 색과 재질의 재료를 사용해 이루어졌다.

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이같은 다양한 왕실의 포장 물품과 관련 유물을 통해 그동안 내용물의 중요성에 가려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조선왕실의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적인 포장 예술의 미학을 조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별전 기간 전시내용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교육‧현장 프로그램이 마련되며, 내달 13일엔 △의궤를 통해 본 조선왕실의 의물 봉과 △조선의 궁중 보자기, 이어 8월 10일에는 △조선왕실의 어책 직물 △조선왕실의 포장 문화 등의 강연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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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시접보(왼쪽)와 은시접보 보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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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특별전과 연계해 조선왕실의 포장 전통에 영감을 받은 현대 작가 24명의 공예 작품을 소개하는 '조선왕실의 전통, 현대로 이어지다'전도 함께 개최된다. 이 전시는 섬유, 금속, 가구 등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현대공예 작가의 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대를 거치며 되살아나는 조선왕실의 문화를 구현하고자 기획됐다.

김연수 관장은 "이번 특별전과 연계 행사를 통해 여러 물건을 아끼고 빛냈던 조선왕실의 포장 예술을 직접 느끼고, 그 속에 담긴 우리 선조의 지혜와 미학을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상훈 bomna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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