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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배연국의 행복한 세상] 당신이 행복하지 못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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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내 인생은 왜 요모양, 요꼴일까?"

"나는 왜 부자들처럼 펑펑 돈을 쓰지 못할까?"

이런 식으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의 착각입니다. 당신이 요모양 요꼴로 사는 것은 복권 당첨과 같은 행운이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거액 복권에 당첨되면 그 순간 행복감은 하늘로 날아갈듯 올라가지요. 아쉽게도 그런 행복감은 절대 오래 계속되지 않습니다. 얼마 후 행복감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60개월이 흐르면 복권 당첨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다고 해요. 인생대박 같은 행운이 행복의 절대적 요소가 아니라는 얘기죠. 모든 것을 다 갖춘 부자나 높은 지위의 사람들 중에도 불행한 사람들이 있는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물론 행운을 원하지 않거나 불행한 사건에 초연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외적인 환경이나 현상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부인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행복이란 '얼마큼 행복한 일이 내게 일어났느냐'라는 객관적인 조건보다는 '얼마큼 내가 그것을 행복으로 느낄 수 있는가'라는 주관적인 마음의 상태에 더 좌우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외부 조건의 경우 행복의 필요조건은 되지만 충분조건은 되지 못하니까요. 행복을 결정짓는 최종 심판자는 결국 나의 마음입니다.

잠시 철학자 니체의 말에 귀를 기울여볼까요. 그의 역작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는 이런 글이 실려 있습니다.

'행복을 위해서는 얼마나 작은 것으로도 충분한가! 정확히 말해 최소한의 것, 가장 부드러운 것, 가장 가벼운 것, 도마뱀의 살랑거리는 소리, 하나의 숨소리, 하나의 날갯짓, 하나의 눈짓... 작은 것들이 행복을 이루고 있다. 침묵하라.'

일찍이 부처께서도 "감탄하는 것이 공덕 중에 제일이라!"고 했습니다. 바깥에 철쭉이 천만 송이 핀들 내가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면 무슨 소용입니까? 행복에서 진정 필요한 것은 살랑거리는 봄바람과 조각구름을 보고 기쁨을 느끼는 마음입니다.

배연국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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