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맥주는 온라인 쇼핑 안되죠…오프라인 유통 '격전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피플]김홍석 홈플러스 차주류팀 바이어]

머니투데이

김홍석 홈플러스 차주류팀 바이어/사진제공=홈플러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와인 마니아처럼, 맥주의 다양한 향과 풍미를 즐기는 '맥덕'(맥주 덕후) 고객들이 늘고 있죠."

대형마트 홈플러스에서 12년간 맥주MD(상품기획)를 담당한 김홍석 차주류팀 바이어는 25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맥주를 즐기는 고객들의 취향이 점차 다양해지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각국 세계맥주를 비롯 국내 지역맥주 등을 도입하며 MD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맥주 구매 패턴이 크게 바뀌었다고 본다. 국내 맥주업체들이 제조하는 '라거 맥주'를 대량으로 저렴한 값에 사가는 고객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다소 비싸더라도 '홈플러스에만 있는 맥주' '고유의 풍미가 있는 맥주' '먹어본 적 없는 맥주' '캔 디자인이 감각적인 맥주' 등 자신의 취향을 찾아 구매하는 '가치 소비족'도 늘고 있다는 것.

그는 "이제는 소맥, 과음으로 점철됐던 술문화도 많이 바뀌고 있다"며 "퀄리티있는 맥주를 딱 한잔, 기분좋게 즐기고 귀가하는 3040 고객들이 마트에서 '입맛에 맞는' 맥주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병에 3만원, 5만원으로 '와인보다 비싼' 맥주를 즐기는 '맥덕'들도 이제는 드물지 않은만큼 각종 크래프트 비어 시장은 물론 프리미엄, 슈퍼프리미엄으로까지 국내 맥주시장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맥덕 맞이'는 마트업계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홈플러스가 취급하는 세계맥주는 300여종에 달한다. 지난해 9월 유통업계 최초로 국내 소형 브루어리(맥주 제조업체)인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지역맥주 '강서맥주'를 내놓았고 올 3월 대구지역 콘셉트의 '달서맥주'도 내놓았다. 이어 이달에는 여름 휴가철을 겨냥해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가 제조한 크래프트비어 '해운대'를 선보였다.

지역맥주는 독특한 맛과 향은 물론 디자인과 '작명센스'도 중요하다. 달서맥주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감귤류의 상큼한 향과 맛이 돋보이는 에일 맥주다. 해운대의 경우 해운대 푸른 바다와 젊은커플, 상징물들을 비롯 #(해시태그)를 활용한 문구들을 캔에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출시와 함께 홈플러스 세계맥주 판매 10위 내에 들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도 '#해운대맥주'를 치면 이전까지 해운대에서 맥주를 즐기는 사진이 주였는데 이제는 '우리 해운대'가 떠 인기를 실감한다"며 "맥주가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취향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만큼 맛에 대한 호불호는 오히려 다양성에 맡긴다는 것이 김 바이어의 의외의 지론이다. 그는 "최근 맥주를 소싱할 때 맛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귀담아 듣지 않는다"며 "100명이 먹었을때 50명 이상 맛있다고 하지만 나머지 50은 '아니다'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 맥주"라고 말했다.

그래서 '다양성'과 '차별화'에 더욱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다. 개성있는 '지역맥주'는 고객 수요 측면에서도, 브루어리와의 상생 측면에서도 지속적으로 개발, 출시해 나갈 계획이다. 중소 제조사들에게는 홈플러스 출시가 시장 진출 및 판로 확대의 발판이 되고 있다.

김 바이어는 "최근 온라인 유통시장이 고성장하고 있지만 맥주는 온라인 주문이 안되니 그야말로 오프라인 채널들간 '격전'이라고 볼 수 있다"며 "편의점, 슈퍼는 물론 주류를 모아놓고 판매하는 '보틀샵'까지 우리의 경쟁상대"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마트 특유의 가격경쟁력은 물론 상품력과 차별화에서도 뒤지지 않아야 까다로워지는 고객 발길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바이어는 스스로도 '맥주 덕후'다. 그는 "늘 좋아하는 맥주를 '보람차게' 마시며 일할 수 있어서 좋다"며 "맥덕들에게 더 많은 맥주를 발굴하고, 좋은 가격에 소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jyp@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