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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꼭 공사를 해야 인테리어 바꾸나요, 가구 배치만 잘해도 집안 분위기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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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도배, 장판을 다 뜯어내는 공사를 해야 인테리어를 바꾸는 건가요? 가구와 소품 배치만 잘 해도 집안 분위기가 확 달라질 수 있는 걸요."

인테리어 디자이너 조희선(49) 꾸밈바이 대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테리어를 바꾼다는 개념을 시공과 함께 생각해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많다"며 "도배와 장판이 흰색 톤으로 깔끔하게 돼 있으면 그 안을 채워 분위기를 변주(變奏)하는 것은 쉽다"고 말했다.

신한대 공간디자인학과 교수인 조 대표는 원래 평범한 주부였다. 그는 자신의 집을 고친 노하우가 우연히 잡지에 소개된 것을 시작으로 30대 후반에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자신의 노하우를 담아 '나의 첫 인테리어 쇼핑' '스타들의 내집 같은 전셋집' 등 책도 펴냈다. 배우 김명민과 유준상, 황신혜 등의 집을 디자인해 '스타들의 인테리어 디자이너'로도 유명하다.

조선비즈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조희선 꾸밈바이 대표는 “매장에 전시된 제품을 풀 세트로 사들이지 말고 활용도가 다양한 제품을 따로 구매해 기분과 생활환경에 따라 배치를 바꿔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꾸밈바이



조 대표는 "가구를 고를 때 '풀 세트' 구매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구를 처음 구입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잘 모른다는 생각에 전시된 가구를 통째로 사들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집이 밋밋하고 재미없는 공간이 돼요. 활용도도 떨어지죠." 그는 "큰 집으로 이사해 4인용 식탁을 6인용으로 바꿔야 할 경우, 의자 2개만 추가 구입하면 된다"고 했다. 요즘은 식탁 의자를 식탁과 세트로 사지 않는 것이 트렌드이고, 붙박이장도 안 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조 대표는 특히 신혼집 가구를 구입할 때 '오래 사용할 비싼 가구'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사 등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는 "가구도 옷처럼 사다 보면 취향이 정해지기 때문에, 대(代)를 물려줄 가구는 자식이 어른이 된 나이, 즉 '살림 고수'가 됐을 때 사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조 대표는 대신 돈을 꼭 투자해야 할 3가지 품목으로 매트리스와 1인용 의자, 조명을 꼽았다. 그는 "침대를 살 때는 침대 프레임(frame)보다 매트리스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며 "매트리스는 숙면, 즉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흔히 1인용 의자와 조명을 싼 제품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두 가지가 집안 분위기를 상당 부분 좌우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고급스러운 것으로 장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조 대표는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의 특징을 '다양함'이라고 설명했다.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북유럽' 혹은 '미니멀' 등 한 가지 경향을 좇아가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엔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에 관심을 더 갖게 되면서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제품은 직구(直購)를 통해서라도 구입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유행이 아무리 변해도 덩치가 큰 가구는 모노톤으로 무난하게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자칫 '무당집' 같은 분위기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부에서 디자이너, 그리고 교수로, 30대 이후 다양하게 직업을 바꿔온 조 대표의 현재 꿈은 '홈 스타일리스트'다. 그는 "옷을 골라주는 '스타일리스트'처럼 집에 딱 맞는 가구를 골라주는 '홈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혜운 기자(lie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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