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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자동차 소유의 종말? "차량호출에 밀려 브랜드 약해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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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등 부상에 패러다임 변화…BMW·벤츠 적응중

연합뉴스

BMW의 i퓨처 콘셉트카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자동차 회사들이 서로 다른 매력을 내세우지만, 앞으로는 제품 차별화가 점점 의미 없어질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버나 디디추싱, 리프트 같은 차량호출 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차량 메이커나 모델에 대해 전처럼 많이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승객이 항공기를 탈 때 보잉이나 에어버스 가운데 어느 업체가 제작한 것인지 알지 못하고, 항공사가 어디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자동차 소유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이런 소비자 수요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같은 굴지의 자동차 업체들에 핵심 과제다.

기존 업체들은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전기차, 차량공유 등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IT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를 소유한 다임러의 전략 담당인 빌코 스타크는 BMW보다는 디디와 우버, 리프트 같은 차량호출 업체,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하는 구글과 애플을 주목한다면서 "이들이 새로운 경쟁자"라고 말했다.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의 전략 담당인 위르겐 빌로는 "구글과 애플이 들어오면 사업 모델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들 사이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서는 포드와 GM이 자율주행차에서 경쟁하고, 일본에서는 닛산과 도요타가 전기차 기술을 다툰다.

독일에서는 세계의 양대 프리미엄 자동차 메이커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쟁이 좋은 예다.

이들 업체는 차량의 성능과 스타일, 브랜드에 의존해 높은 수익을 올렸지만, 자율주행과 차량공유, 전기차로 초점을 이동했다.

자율주행에서 두 회사의 접근법은 다르다.

BMW는 이스라엘의 모빌아이, 미국 반도체회사 인텔과 연합해 2021년까지 자율주행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구상은 다른 업체까지 참여할 수 있는 운영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업체 델파이와 콘티넨탈도 최근 잇따라 이 진영에 합류했다.

다임러는 다른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다임러는 자율주행 기술을 자사의 승용차뿐만 아니라 BMW가 없는 분야인 트럭, 버스, 밴에도 탑재하려 한다. 다임러의 스타크는 "우리 그룹 내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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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의 콘셉트 전기차 EQ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공유차량에 대해서는 양사가 일견 비슷해 보인다. 두 회사 모두 도시 내 차량공유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BMW는 미니와 전기차 i3, 소형 1시리즈 차량으로 드라이브 나우를 운영하고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카투고(car2go) 프로그램을 값싼 스마트 차량에서 럭셔리 차량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차이도 나타나고 있다. 다임러는 택시 호출 앱인 하일로와 마이택시를 인수하고 이를 무블(moovel) 앱에 통합시키면서 차량호출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다임러는 부품업체 보쉬와 협력해 '로봇 택시'를 개발하고 있다.

반면 BMW의 자율주행차는 여전히 운전자에 초점을 맞추고, 필요하면 통제권을 가져올 것이라고 하랄트 크뤼거 최고경영자는 말했다. 그는 "우리는 로봇 택시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MW는 미국에서 운전자들이 자기 차량을 앱으로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자동차의 에어비앤비'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독일에서 크루브라는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이 서비스는 자동차 브랜드와 상관없이 모든 운전자에게 열려 있다.

시장정보업체 펠험스미더스의 애널리스트 줄리 부트는 자동차 소유가 차량호출 서비스로 점점 대체되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 은행 방크하우스람페의 애널리스트 크리스티안 루드비히는 단순히 최고의 차를 만들던 것에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사업 모델만으로는 성공하는 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MW와 다임러의 또 다른 차이는 전기차 제작 방식이다. BMW가 조심스러운 반면 다임러는 공격적이다.

BMW는 지난달 향후 나올 아이넥스트(iNext) 차량이 수요에 따라 내연기관과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3가지 파워트레인 형태를 모두 적용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다임러는 EQ라는 이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2022년까지 10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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