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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한국 3D 기술 보니 일본은 지게 생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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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아, 이러다 일본이 지게 생겼다."

오는 8월 첫선을 보이는 3D 애니메이션 '몬카트' 완성본을 본 그의 입에선 이런 탄성이 터져나왔다.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스토리 작가인 야마구치 료타(49)가 그 주인공이다. 제작비 70억원이 투입된 대작 '몬카트'에 그는 스토리 메인 작가로 참여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작품에 일본 작가를 스카우트한 것은 이례적이면서 실험적인 일로 주목받았다.

지난 21일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3D는 2D에 비해 약동감, 표현력 모든 부분에서 압도적"이라며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게 표정인데 3D로 보니 생동감이 넘치더라"고 감탄을 거듭했다. 국내 최대 3D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삼지 애니메이션은 8월부터 EBS에서 '몬카트'를 방영한다. 소년 진 헤이스트가 용을 닮은 꼬마 몬스터 드라카와 함께 자동차 경주를 벌이며 왕국의 평화를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가 기본 줄거리다.

"'몬카트'는 몬스터와 레이싱이라는 전 세계 아이들이 좋아할 요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요. 배경 자체는 유럽 분위기고, 어드벤처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죠." 그는 특히 "세계를 겨냥해서 쓴 만큼 전 세계적인 인기를 기대한다"며 "일본에서는 아직 3D 애니메이션이 낯선 단계인데 이를 소개할 좋은 기회"라고 자신했다.

일본은 애니메이션 종주국으로 국제적 위상이 독보적이다. 유럽과 미국 애니메이션 판매 매장에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일본 애니메이션, 기타로 구분된다. 진열 방식부터가 일본의 위상을 보여준다. 현재 일본 시장은 어떨까.

그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 점점 줄고 있다"며 '정체 단계'라고 진단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은 만화가 원작인 '원피스'다. 에반게리온 이후 10년간 이렇다 할 만한 오리지널 작품이 나오지 않는 것은 분명 위기의 신호라는 것이다. 평가는 냉정했지만 그리 비관적이지는 않았다.

야마구치는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분화되고 다양해지면서 오히려 건강해지고 있다"며 "유럽에 진출한 그랜다이저는 프랑스와 포르투갈, 이탈리아에서 방영돼 시청률이 80%에 이르는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현재 일본은 남미 한정판 등 특정 국가를 겨냥한 맞춤식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마구치는 1992년 '엄마는 4학년'으로 데뷔했다. 그후 '기동무투전 G 건담' '디지몬 세이버즈' '란마 1/2'과 같은 인기 소년 만화는 물론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을 비롯한 소녀 만화도 그의 손을 거쳐갔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은 소설을 쓰는 것과 비슷하고, 원작이 있는 경우는 캐릭터를 살리고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중점적인 대사를 살리는 게 관건이죠." 그의 최근작 "심쿵! 프리큐어'는 작년 국내 반영돼 소녀들의 '파워레인저'로 불리기도 했다. "아저씨가 소녀물을 쓴다는 걸 의아하게 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일본에서는 여성 작가가 소년물을 더 많이 씁니다. 하하. 개인적으로 세일러문이나 프리큐어의 시나리오를 쓸 때는 문장을 아릅답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달의 표현이나 고백 장면에 힘을 줍니다. 그래야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 수 있지요."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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