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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뇌가 크면 학습능력 우수' 속설 아니다 …관련 유전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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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이화여대 연구 성과 '분자 정신의학'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뇌 부피를 증가시키고 동시에 학습능력도 높이는 유전자의 존재가 확인됐다. '뇌가 크면 학습능력이 좋다'는 속설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창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팀과 이화여대의 류인균 석좌교수·김지은 교수팀은 '아쿠아포린4'(Aquaporin4)라는 유전자가 뇌 부피와 학습능력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창준 박사팀은 뇌를 구성하는 세포의 하나인 별세포(Astrocyte)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이번에 기능을 밝힌 아쿠아포린4 유전자는 별세포에서만 단백질을 발현하는 유전자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의 기능을 망가뜨린 돌연변이 쥐로 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했다.

돌연변이 쥐는 일반 쥐와 달리 외부 자극을 받아도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의 부피가 커지지 않았다. 공간을 기억하는 능력도 다른 쥐보다 낮았다.

이창준 박사는 "아인슈타인의 뇌가 일반인보다 15% 크다는 이야기나 런던 택시 기사의 해마가 유독 크다는 보고 등 뇌 크기와 인지 기능의 상관관계는 꾸준히 연구돼왔다"며 "이번 연구로 뇌 부피 증가와 학습능력 향상에 동시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았다"고 밝혔다.

류인균·김지은 이화여대 교수팀은 사람에서도 이 유전자의 기능이 유사함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아쿠아포린4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단백질을 더 많이 생산하는 사람들을 찾아냈다.

단백질을 많이 만드는 사람 14명과 그렇지 않은 사람 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단백질을 많이 만드는 14명이 언어학습과 관련된 뇌 부위(왼쪽 하후측 측두피질)의 부피가 5% 정도 더 컸으며 영어단어 암기 능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은 교수는 "뇌의 별세포가 고등인지 기능인 언어학습에 관여하는 것을 최초로 찾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기억 관련 질환에 이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뇌과학원천사업, 리더연구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27일 자에 실렸다.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창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이화여대 류인균 석좌교수·김지은 교수.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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