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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리뷰]폭력·도박·마약 자극적 소재 과한 `리얼`, 김수현은 하드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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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영화 ’리얼’(감독 이사랑)은 몽환적인 것을 넘어 환각의 상태로 관객을 몰아붙인다. 무엇을 보고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어지럽다.

관객을 생각하게 했으면 그게 어떤 의미였는지 찾아내게 하고 서로 이야기함으로써 기분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리얼’은 그 수준으로까지 이어지진 않는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 시에스타 오픈을 앞두고 둘러싼 두 남자의 거대한 비밀과 음모를 그린 액션 누아르 ’리얼’은 도박과 마약, 섹스, 폭력 등의 소재를 과하게 한데 몰아넣은 인상이 짙게 풍긴다.

감독은 주인공이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 진짜가 무엇인지를 물었을 때 빠지는 혼란과 혼돈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시도는 좋으나 이해하기 너무 어렵게 담아냈다. ’탄생’ ’대결’ ’리얼’이라는 세 가지 챕터로 나눴으나 그렇게 효과적이진 않다.

중요한 인물들의 내용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많고, 이야기가 산만하며, 촘촘하지 않은 전개가 실망스럽다. ’이 정도면 스타일리시하다’라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도 감독의 욕심 탓인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특히 빨간 슈트를 입고 펼치는 김수현의 후반부 액션신은 춤을 추듯 펼쳐지는데 이질감을 최고조로 이끈다. 괴상한 영화가 되어 버린 인상을 준다. (중국 알리바바의) 투자와 관련해 제약이 없었다고 밝힌 감독의 말과는 달리 색감과 몇몇 설정 등 중국 관객을 고려한 듯 보이는 부분도 있다.

물론 카지노 보스 장태영과 의문의 투자자 장태영을 연기한 김수현은 칭찬받아야 할 듯하다. 1인 2역이라고 소개됐지만 1인 다역이다. 김수현은 화려한 액션은 기본이고, 다양한 감정 변화를 드러내며 관객의 흥미를 돋운다. 상반신 복근 노출에 이어 엉덩이까지 드러낸다. 설리(최진리)와는 정사신까지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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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장태영의 재활을 담당하는 재활치료사 겸 태영의 연인 송유화를 연기한 설리는 김수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역할을 한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관계와 그 관계를 지키기 위해 펼치는 감정선이 나쁘지 않다. 과할 정도로 홍보됐던 노출과 정사신은 역시 꽤 수위가 높다.

해리성 장애로 고통받는 태영을 치료하는 신경정신과 박사 최진기를 연기한 이성민과 카지노를 노리는 암흑가 보스 조원근을 연기한 성동일도 중요하다. 이야기의 반전과 절정을 이끌어야 하는 인물이기에 꽤 비중 있게 쓰였으나 톱니바퀴가 잘 맞물리지 않아 삐걱거린다. 그래도 두 사람은 VIP 고객 전문 변호사 사도진 역의 조우진, 범죄 조직을 추적하는 형사 노염 역의 이경영, 최낙현 의원 역의 김홍파의 쓰임보다는 낫다.

김수현이 모든 걸 쏟아냈고 아이돌 출신 설리가 과감한 연기를 했기에 칭찬해야 마땅하지만 이 둘을 비롯해 모든 출연진의 연기 투혼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관객도 있을 것 같다. 가수 수지 다솜, 배우 손현주 박서준 등이 카메오로 출연했으나 ’숨은그림찾기’ 하듯 찾아봐야 하는 것도 영화적 재미를 살리지 못한 부분이다.

이사랑 감독은 "새로운 시도를 위한 영화"라며 "딱 떨어지는 것보다,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만들었다. 리듬도 정박보다는 다른 비트로 표현해 비틀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도인 건 맞는데 여러모로 감독의 욕심이 과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137분. 청소년 관람불가. 28일 개봉.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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