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대선 후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볼 때 바른정당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바른정당과 같은 제3의 길을 찾는 신생 정당은 당의 입장과 노선을 국민에게 끊임없이 인식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솔선수범하고 헌신해야 한다. 대선 후 지금까지 그런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대신 20석에 불과한 작은 정당에서 벌써 계파 분열이 시작되고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 전에 자유한국당에 흡수되거나 아니더라도 명맥을 잃을 가능성마저 있다. 이 경우 바른정당 하나의 명멸이 아니라 보수의 미래 자체에 대한 회의가 심각해질 것이다.
신임 이 대표는 "당이 하나 되는 일이라면 천 번이라도 무릎 꿇는 화해의 대표가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 안팎의 많은 사람이 바른정당의 화합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대선 때는 합치는 게 정당의 생리인데 바른정당은 대선 직전에 갈라질 정도로 결속력이 약하다. 리더십의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
프랑스의 예에서 보듯 이제 정치에서 의석수는 모든 것을 결정짓는 절대적 변수는 아니다. 바른정당도 얼마든지 '마크롱의 기적'을 한국에서 재현할 수 있다. 보수와 진보의 탈을 쓴 낡은 양 극단 사이에 정치적 공간은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 문제는 그럴 역량이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 바른정당은 스스로 그런 싹이 보인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앞으로 몇 달에 이 대표와 신임 지도부, 바른정당 전체의 사활이 걸려 있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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