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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윤석열의 중앙지검 첫 타깃 되자 미스터피자 회장, 사과하고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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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가맹점 보복 영업' 자료 확보]

탈퇴하면 인근에 매장 차린 후 할인 판매로 손실·타격 입혀

조선일보

인천에서 미스터피자 가맹점을 탈퇴해 따로 피자 가게를 차렸던 이모씨가 지난 3월 나이 마흔하나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미스터피자가 이씨 가게 근처에 직영점을 내는 이른바 '보복 출점(出店)' 때문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미스터피자 직영점에선 피자를 팔 때 돈가스를 공짜로 끼워주거나 1만4000원짜리 치킨을 5000원에 팔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22일 미스터피자 본사와 정우현 회장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하며 수사에 나선 데는 이 같은 '보복 출점' 의혹과 '갑(甲)질'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검찰의 의지가 작용했다고 한다. 지난달 22일 취임한 윤석열〈사진〉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본격적으로 수사하는 첫 사건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가 그동안 내사(內査)해 오던 사안이었고, 검찰은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을 요청할 계획이다. 공정거래법 위반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기소하기 전에 공정위의 고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미스터피자 압수 수색에서 이씨 등 탈퇴한 가맹점주들의 영업을 방해하기 위해 본사가 계획을 세운 정황을 담은 자료를 찾아냈다고 26일 밝혔다. 자료에는 이씨 등 탈퇴 가맹점주들의 가게 인근에 직영 매장을 차려 할인 판매 등을 할 경우 어느 정도까지 손실과 타격을 줄 수 있을지를 미리 분석한 내용도 담겨 있다고 한다. 검찰은 정우현 회장이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면서 친척 명의의 납품 업체를 끼워넣어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이른바 '치즈통행세' 수수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아마도 프랜차이즈 본사의 보복 영업을 수사하는 첫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서민을 울리는 범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겠다"고 했다. 윤 지검장은 취임사에서 "한 달에 한 건이라도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수사를 하자"고 했었다.

정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회견을 열고 스스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식자재 사업에서 친·인척을 배제할 것"이라며 "보복 출점으로 지적받은 이천점과 동인천점 등 지점 2곳은 폐쇄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정 회장을 출국 금지했으며,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더 확보해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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