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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장기 기증으로 5명에게 ‘새 생명’…조직 기증으로 100여명에 ‘새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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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뇌사자 문경민씨 유족 “온정 나누던 삶 따른 것”

경향신문

전북대병원에서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문경민씨. 전북대병원 제공


뇌사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이 장기와 인체조직 기증으로 수십명의 목숨을 살리고 영면했다.

전북대병원(병원장 강명재)은 불의의 교통사고로 지난 11일 응급실에 실려온 문경민씨(45)가 뇌사 판정을 받고 간과 신장 2개, 각막 2개, 인체조직을 기증했다고 26일 밝혔다.

문씨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부모를 돕다가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군산시내 공단에 다니던 문씨는 휴일인 사고 당일 모내기를 도우러 부모 집에 왔다. 모판을 싣기 위해 옆집에서 트럭도 빌렸다. 이 트럭이 화를 불렀다. 제동장치가 풀리면서 트럭이 문씨에게 달려들었고, 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경사를 타고 내려오는 트럭을 이겨낼 수 없었다. 아버지(72)가 쓰러진 아들을 싣고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문씨의 가족들은 불의의 사고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지만, 평소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베풀어온 고인의 삶을 기리기 위해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문씨 가족의 일부는 장기 기증 절차를 밟던 중 생명나눔의 숭고한 의미를 깨닫고 장기 기증 서약을 하기도 했다.

문씨의 동생 성민씨(39)는 “형의 장기 기증 절차를 밟으면서 장기 기증을 통해 만성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많은 소중한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장기 기증을 위해 아내와 함께 장기 기증 서약서를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씨가 기증한 간과 신장은 5명의 환자에게 이식됐고, 인체조직은 한국인체조직기증원에서 많은 환자들에게 이식될 예정이다. 인체조직 기증은 뼈와 피부, 연골, 인대, 심장판막, 혈관 등 조직 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제공되며 한 사람이 최고 100명까지 생명을 연장시키거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유희철 센터장(간담췌혈관이식외과 교수)은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어렵고 힘든 결정을 내려준 고인과 유족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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