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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도시의 오래된 욕망, 그 이름은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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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정재호, 아파트 신작으로 개인전

뉴스1

열섬 Heat Island, 2017, 한지에 아크릴, 91×65㎝ (인디프레스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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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녹슨 철제 창문과 에어컨 실외기, 눅눅한 내장을 꺼내어 말리듯 주렁주렁 널려 있는 빨래들, 세월의 흔적이 덕지덕지 눌러붙은 아파트 외벽에서 도시 생존의 치열한 역사가 전해진다. 오래된 아파트 그림으로 알려진 정재호 작가(세종대학교 회화과 교수·46)의 신작이다.

정재호 작가가 '열섬'(Heat Island)이라는 주제로 최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디프레스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04년 '청운시민아파트'를 시작으로 '오래된 아파트'(2005), '황홀의 건축'(2007) 등 아파트 외벽의 낡은 풍경을 소재로 한 이른바 '아파트 3부작'을 통해 그리기의 '근성'을 보여줬던 작가가 10년 만에 다시 아파트를 그린 신작을 내 놨다.

이번에는 홍콩의 빌딩들을 소재로 했다. '완차이 하우스' '카프리오 맨션' '폭청 빌딩' '만퐁 인더스트리얼 빌딩' 등 신자유주의 금융 신화를 상징하는 홍콩의 옛 건물들에서 도시의 오래된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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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청 빌딩Ⅱ- Fok Cheong Building Ⅱ, 2017, 한지에 아크릴, 178×237㎝ (인디프레스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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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작가는 "10년 전 아파트 그림을 그릴 때 회화 작품으로서 대상을 온전히 재현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가 지난해 홍콩을 다녀오게 됐고, 그 곳에서 찍은 아파트 사진들을 토대로 이번 신작을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한국의 아파트 다시 그리기가 홍콩이라는 장소로 옮겨 간 것"이라며 "과거에는 '의미'의 차원을 염두에 뒀다면, 이번에는 내가 마주한 '경이로운 대상'으로서 홍콩의 오래된 아파트들을 회화적 측면에 방점을 두고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무수한 개별적인 삶의 '총체'인 열섬에 사람은 없다. 숨막히게 빼곡한 아파트 창문들이 활짝 열려 있지만, 그 안에서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마치 의도적으로 사람을 배제한 듯 보이지만 작가는 "건물을 찍은 수많은 사진들에서 사람이 보이는 사진은 없었다"고 했다. 전시는 7월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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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퐁 인더스트리얼 빌딩 Man Foong Industrial Building, 2017, 한지에 아크릴, 130×194㎝ (인디프레스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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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차이 하우스 Wanchai House, 2016, 한지에 아크릴, 150×105㎝ (인디프레스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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