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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경영칼럼] 4차 산업혁명 물결은 중소기업에도 ‘굿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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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 화제였다. 이 일은 4차 산업혁명을 대중적으로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주창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후 4차 산업혁명을 건설, 조선, 해운 등 전통적 주력 산업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21세기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지평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4차 산업혁명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도 기회라는 것이다.

1980년대 PC, 인터넷, 모바일의 등장이 불러온 정보화 혁명 기폭제는 반도체였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 요소는 센서와 인공지능이다. 디지털 센서는 지난 10여년간 가격이 대폭 하락했다. 센싱 범위는 종전의 전압, 전류, 진동, 압력 등 물리적 범위에서 뇌파, 홍채, 미각, 후각에 이르는 생체 범위로 확대됐다. 또한 센서 데이터를 네트워크로 서버에 수집해 분석하는 알고리즘 단계에 인공지능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저렴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 가치 있는 정보를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본질인 센서-인공지능의 결합이 전방위로 확산되며 산업 주도권이 재편되고 있다.

특히 굴뚝 기업의 변신은 주목할 만하다. 기존 기업들은 2000년 이후 설립된 페이스북, 우버, 에어비앤비의 성공 모델을 따라 디지털 기술에 기반해 사업 모델을 혁신하고 있다. GE는 2005년 비행기 엔진에 센서를 부착해 운행 정보를 수집했다. 이를 토대로 전 세계 항공사 엔진 유지 보수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도입해 크게 성공을 거뒀다. GE는 ‘2020년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업체’ 진입이 목표다. GE의 제조업 디지털화 모델은 전자, 자동차, 가전, 패션 등 여타 분야 기업으로도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모델이 나오고 있다. 1996년 설립한 인바디는 체성분 분석기라는 혁신 제품을 개발했다. 당초 하드웨어 제조로 시작한 사업 모델은 디지털 혁명 핵심인 센서-데이터-알고리즘-고객가치를 연결하는 헬스케어 전문 서비스로 진화했다. 피트니스밴드 하나로 체중, 체지방량, 근육량, 내장지방 수치 등 각종 체성분 데이터를 분석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중소기업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로 뻗어나간 좋은 사례다.

세스코는 1976년 쥐와 해충 방제로 사업을 시작했다. 전형적인 3D 업종인 단순 방제로 시작한 사업 모델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켰다. 디바이스-네트워크-현장 서비스를 결합한 생활환경 위생 플랫폼으로 변모했다. 전국 고객에게 설치한 방제기구들을 사물인터넷으로 통합시킨 IT 인프라로 실시간 현장을 모니터링한다. 이후 필요할 때만 인력을 출동시켜 서비스를 제공한다. 쥐, 바퀴벌레 등 유해 동물에서 박테리아, 바이러스, 미세먼지 등 인간 생활공간 유해 요소를 관리하는 사업 모델로 키워 베트남 등지에 진출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20세기 전기-전자산업의 강자였던 미국, 일본 기업을 따라잡고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 음향, 영상, 통신 등이 전통적인 아날로그 기술에서 디지털 기술로 전환되는 변곡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한 덕분이다.

1970년대 중화학공업 전환, 1990년대 정보화 혁명이라는 2개의 변곡점을 성공적으로 넘어선 우리나라 기업에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혁신은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질서 변화기도 하다.

[김경준 딜로이트안진 경영연구원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13호 (2017.06.21~06.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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