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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단교 주도국 13개 조건 요구.. 카타르 "비현실적이다"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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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TV 폐쇄 등 무리한 요구 내세워 중동사태 장기화 전망


이달 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로부터 연쇄 단교사태에 직면한 카타르가 단교 주도국들의 요구사항을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했다. 이로써 카타르를 둘러싼 중동 수니파 국가들의 대치상태는 좀 더 지속될 전망이다.

카타르 공보청의 셰이크 사이프 알타니 대변인은 23일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TV를 통해 단교 주도국들의 무리한 요구를 비난했다. 그는 "최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카타르를 봉쇄한 국가들을 상대로 '합리적이며 실행가능한' 요구사항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며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도 '신중하고 현실적인'인 요구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알타니 대변인은 "봉쇄국들의 요구는 이러한 조건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카타르와 인접한 동시에 이번 단교 사태를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 이집트는 앞서 22일 쿠웨이트를 통해 국교 정상화를 위한 13개 조건을 카타르 정부에 전달했다. 조건에는 알자지라TV를 폐쇄하고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관계를 사실상 단절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UAE측은 당시 요구사항을 전달하면서 10일 안에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안와르 가르가시 UAE 외교담당 정무장관은 24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카타르가 인접한 아랍 왕국들에게 '트로이의 목마'같은 존재라고 우려했다. 그는 "카타르의 정권이 바뀌길 원하지는 않지만 카타르의 행동은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가르가시 장관은 카타르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서로 각자의 길을 가는 수밖에 없다"며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사우디 등 중동 수니파 국가들은 지난달 23일 카타르 국영 QNA통신에 이란을 옹호하는 기사가 게재된 이후, 카타르가 테러리스트와 반국가단체들을 지원한다며 연쇄적으로 단교를 선언했다. 단교국은 아프리카 수니파 국가들까지 합해 9개국으로 늘었고 터키 등이 카타르를 옹호하면서 중동 이슬람 세계가 전체가 양분되는 분위기다.

알타니 대변인은 13개 요구사항에 대해 주변국들이 "테러리즘과 싸우는 목적이 아니라 카타르의 자주권을 제한하고 대외정책에 참견하려 하기위해 불법으로 카타르를 봉쇄했다는 증거"라고 반발했다. QNA통신은 카타르 외무부를 인용해 "카타르 정부는 현재 합당한 답변서를 쿠웨이트에 돌려보내기 위해 13개 요구사항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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