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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강남4구 가장 많이 오를 것" 52%…재건축 여전히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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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 / 부동산 전문가 40명 긴급설문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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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6·19 부동산대책'이 본격 적용될 올해 하반기에도 서울 강남4구 집값이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역은 몰라도 강남 집값은 계속 오른다는 '강남 불패론'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5일 부동산 전문가 40명은 매일경제가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올 하반기에 가장 큰 집값 상승세를 보일 지역으로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로 구성된 강남4구를 꼽았다. 강남4구가 올 상반기에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했는데 하반기에도 역시 집값 상승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번 대책과 관련해 취임 초기 "강남 집값을 잡겠다"며 강하게 정책 드라이브를 걸었던 노무현정부의 데자뷔가 연상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과거 정부 규제 방향과 정반대로 시장이 움직이는 것을 지켜봤던 투자자들이 현 정부의 '투기와의 전쟁' 선포에서 오히려 집값 상승을 예상해 강남 주택 구입을 서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학습효과인 셈이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강남은 일시적 투자 수요라기보다는 자산가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지역"이라며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제스처는 결국 강남지역 주택공급을 위축시키게 되고 강남 집값이 더욱 상승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4구에 이어 영등포·용산·여의도·성수 등 한강변(20%), 성동·광진·노원 등 서울 동북권(15%), 강서·양천 등 서울 서남권(5%), 세종시·혁신도시(5%) 등이 기타 집값이 오를 만한 지역으로 꼽혔다. 임채우 KB국민은행 전문위원은 "노원구는 차량기지 이전, 상계동 재건축·재개발, 노원·광운대 역세권 개발 등의 호재가 있고, 성동구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을 중심으로 서울숲 역세권 개발, 뚝섬 부영 관광호텔 설립 등의 호재가 있다"며 "중장기 전망에 비해 현재 집값이 상당히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투자할 만한 유망 부동산 자산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정부의 규제 의지와 달리 '재건축 앞둔 주택'이라는 응답이 4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재개발 앞둔 주택'(17.5%) '기존 주택'(12.5%) 상가·중소형빌딩·토지(각 7.5%) 순이었다. 6·19 대책에서 재건축 조합원에 대한 주택 공급 수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고, 최근 정책당국자가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실시 방침을 밝혔음을 감안하면 뜻밖의 결과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가 나온 만큼 당장 수요자가 없을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재건축을 앞둔 강남 아파트만큼 좋은 투자 대상이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지만 준공 이후 월세를 놓으면 수익률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이번 6·19 대책 때 재건축 아파트는 조합원 주택 공급 수 제한 등의 규제를 받게 됐지만 재개발을 앞둔 주택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한남뉴타운이나 성수전략정비구역 등의 개발이 가시화하고 있지만 집값은 여전히 과거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투자 대상으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저금리가 여전한 상황에서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나한익 노무라증권 조사부 실장은 "주택 경기가 설사 꺼지더라도 상가 투자는 유망한 지역을 잘 고르기만 하면 꽤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과거 가로수길이나 경리단길이 그랬듯이 앞으로 뜰 만한 지역의 상가주택에 투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전국 주택가격 전망은 서울 지역과 달리 하락 의견이 더 많았다. 전국 집값 흐름이 양극화를 띠면서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집값이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전국 집값이 5% 내외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전체 응답자의 15%로 집계됐고 '3% 내외 하락'은 12.5%, '현 수준에서 안정'은 55%였다. '3% 내외 상승'은 15%, '10% 이상 상승'은 2.5%에 불과했다.

이 같은 부정적인 시각은 부동산 경기의 순환 국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체 응답자의 32%는 현재 부동산 경기가 정점에 올랐다고 답했고, 하락 전반기에 있다는 응답자가 20%, 하락 후반기에 있다는 응답자는 5%였다. 총 57.5%의 응답자가 당분간 집값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반면 상승 후반기에 있다고 본 응답자는 30%, 상승 전반기에 있다고 본 응답자는 12.5%로 집계돼 하반기 집값이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본 응답자는 총 42.5%에 그쳤다.

그러나 전문가들도 정부의 추가 대책에 대한 경계는 놓치지 않았다.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로는 '투기세력 근절을 위한 정부의 추가 규제책'(37.5%)과 '대출규제 강화'(35%), '금리 상승 가능성'(20%)이 꼽혔다. 김성제 코람코자산신탁 동향분석팀장은 "오는 8월 종합가계부채 대책이 나올 예정이고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이 패키지로 입법화될 것"이라며 "전 정부에서 한시적으로 주택담보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를 높였는데 오는 8월에 연장되지 않으면 다시 원래 수준으로 강화되기 때문에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문에 응해주신분(가나다순)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 팀장 △구명완 엠디엠플러스 대표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대표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김성제 코람코자산신탁 동향분석팀장 △김세원 내외주건 이사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이사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김치완 한국토지신탁 기획팀장 △김혜현 알투코리아투자자문 이사 △나한익 노무라증권 조사실장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박천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방송희 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 △백준 J&K도시정비 대표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 △손상준 도우I&D 대표 △송인호 KDI 공공투자정책실장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 △유재기 공인중개사협회 이사 △윤지해 부동산114 책임연구원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 △이명수 미래에셋생명 부동산 수석 컨설턴트 △이상근 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이준용 한국감정원 시장분석연구부장 △이창무 한양대 교수 △임성환 알리안츠생명보험 WM센터 부동산팀장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최상헌 대림산업 마케팅 팀장 △최창욱 건물과사람들 대표

[용환진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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