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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속초 아바이마을 실향민 1세대, 이산가족 상봉 포기한 채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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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첨부사진2)실향민


【속초=뉴시스】김경목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실향민 2세대이고 집권여당을 향한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전 정권과 다른 분위기에도 67년 전 6·25 전쟁으로 이산가족이 된 강원도 속초의 실향민 1세대는 이산가족 상봉을 희망하지 않고 있는 듯 보였다.

25일 대한노인회 청호동분회에 따르면 실향민촌으로 '아바이마을'로 불리는 청호동 지역에 현재 살고 있는 실향민 1세대는 60~70여명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북에 남겨둔 가족들과 만날 수 있는 사실상 단 한 번의 기회인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기대감을 접고 살고 있었다.

실향민 1세대인 청호노인회 김진국(78) 회장은 "재작년 이산가족 상봉 때 많이들 상봉 신청을 했지만 한 사람만 겨우 가서 헤어질 때 2살이었던 딸을 만났는데, 갔다 온 이후에 활달하던 양반이 '차라리 안 보기보다 못하더라'라고 말하고 두문불출하다 돌아가셨다"는 사례를 들려줬다.

고인이 된 실향민 1세대 어르신이 그리워하던 딸을 65년 만에 만나게 된 기쁨은 잠시였고 딸을 통해 알게 된 상봉 2년 전 아내의 죽음과 또다시 그리워진 딸과 고향 땅을 밟아보고 싶은 마음이 깊은 마음의 병으로 이어져 결국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실향민 1세들이 이산가족 상봉을 원하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김 회장은 "우리가 갔다 온 뒤에 남아 있는 가족들이 그쪽 정권하에서 어떤 탄압을 받을까 걱정도 되고, 거기는 여기와 달리 잘 먹지 못하고 굶주려서 형제들이 많이 돌아가셨을 것으로 생각해 1·4후퇴 때 나오신 분들은 큰 기대를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향민 1세대들이 이같은 아픔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 희망의 끈을 놓았지만 고향 땅을 밟아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까지 놓은 것은 아니다.

김 회장은 "남아 있는 실향민 1세대 분들은 '눈 감기 전에 고향 땅 한 번 밟아보고 눈 감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많다"며 "고향 그립다는 마음을 65년째 가지고 살고 있다"고 전했다.

photo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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