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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코미는 녹음테이프 없길 바라야 할 것"이라더니…트럼프 "녹음테이프 없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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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제임스 코미(전 FBI 국장)와의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는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코미 전 국장이 러시아 수사 중단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는 자신의 해명을 정면 반박하자, “녹음 테이프가 없길 바라야 할 것”이라며 마치 테이프가 있는 것처럼 강력히 시사해놓고 2주 후 돌연 “테이프는 없다”고 밝힌 것이다.

녹음 테이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FBI 국장에게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 중단을 요청하고 충성 맹세를 요구했다는 코미의 주장과 이를 전면 부인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진실을 밝힐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여겨져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보도된 모든 정보의 불법 유출, 폭로, 가로채기, 전자기기 감시 등과 관련해서 나와 제임스 코미의 대화를 녹음한 녹취 또는 ‘테이프’가 있는지 모른다”면서 “나는 그런 녹취(테이프)를 만들지 않았고 가지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 8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테이프에 대한 (트럼프의) 트윗을 봤다. 이런, 제발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녹음 테이프가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결론나면서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러시아 관련 수사중단 압력을 넣었다가 통하지 않자 그를 해임했다는 ‘사법방해’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왜 없는 테이프를 있는 것처럼 ‘허풍’을 쳤을까.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가 자신이 테이프를 직접 만들거나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을 뿐, 혹시라도 누군가에 의해 녹음된 테이프의 존재가 추후 드러나더라도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전략적으로 선을 그은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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