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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기자의 눈]김홍국 하림회장 해명에도 '편법승계' 의혹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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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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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기업가치에 맞게 증여세를 냈다. 위법은 없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22일 충남 공주에서 열린 하림펫푸드 해피댄스스튜디오 미디어 데이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편법 승계 의혹에 대해 이같이 해명했다. "억울하다, 왜곡된 부분이 있다"며 그간의 불편했던 의혹을 털어내려 했다.

앞서 김 회장은 아들 준영씨에게 회사를 물려주면서 편법승계와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왔다. 대학생인 준영씨는 하림그룹의 지주사격인 제일홀딩스의 최대주주다. 2012년 물려받은 올품이라는 회사를 통해 하림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김 회장은 "당시 기업가치에 맞게 증여세를 냈다"며 법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논란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준영씨는 당시 기업 가치에 맞게 증여세를 냈을 수 있지만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준영씨의 증여세가 물려받는 올품이라는 회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올품은 대구은행으로부터 100억원을 빌린 후 유상감자를 통해 준영씨에게 지급했다. 준영씨는 그 돈을 통해 증여세를 해결했다.

하림그룹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도 논란 사항이다. 준영씨가 올품의 지분을 100% 보유한 이후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계열사 인수·합병(M&A)을 통해 지배력을 확대했다.

이는 과거 대기업의 편법승계와 비슷한 행태다. 소규모 회사를 물려받거나 창업한 이후 일감몰아주기로 회사에 대한 경영권을 가져가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런 부분은 무시하고 증여세를 낸 부분만 강조하고 있다. 일감몰아주기에 대해서도 "수직계열화 사업 구조상 내부거래가 많았을 뿐"이라며 부인했다.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본질을 흐리는 행태다.

하림은 병아리 열 마리로 시작해 대기업이 된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이런 신화가 편법과 위법으로 얼룩진다면, 국민들이 느낄 상실감은 적지 않을 것이다. 공정한 조사를 받고 승계 과정을 투명히 해 하림그룹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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