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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한화갤러리아, 제주공항 임대료 요구 인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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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수요 감소에 면세점 사업 적자, 임대료 부담이 직접적 원인

애물단지 된 제주공항 면세점, 특허권 반납 수순 해석

뉴스1

그래픽=최진모 디자이너©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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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김민석 기자 = 제주공항 면세점의 임대료 감면을 공항공사에 요청한 한화갤러리아가 사업권을 반납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공항 면세점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시내면세점 사업 진출에 성공한 한화갤러리아 입장에서 이를 위한 징검다리였던 공항 면세점을 더 이상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조만간 사업권 반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 1분기 면세점 영업적자 126억원…비용부담에 임대료 조정 요청

23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 788억원, 영업적자 48억원, 당기순손실 33억원을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 종속기업인 이 회사는 한화그룹의 면세점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37% 늘었지만 영업적자 폭은 같은기간 15억원에서 3배 이상 확대됐다.

매출의 56%인 444억원은 면세점 사업에서 발생했다. 면세점 영업적자는 126억원으로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63과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각각 100억원, 26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백화점 부문에서 78억원의 이익을 내며 영업적자를 가까스로 상쇄했다.

제주공항 면세점의 영업적자는 사드 여파에 따른 관광객 감소에서 비롯됐다. 제주공항 국제선 출국자수는 지난해 11월부터 감소세를 보이면서 사드 갈등이 본격화된 3월에는 55%가량 축소됐다. 그만큼 면세점 이용수요가 줄었다는 의미로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공항공사에 면세점 임대료를 매출에 연동해서 조정해달라고 요구한 배경에는 더 이상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사드문제가 봉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출축소 및 영업적자 확대 추세가 계속되면 2분기에는 실적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공항공사와 계약한 연간 임대료는 250억원으로 제주면세점 총매출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적자에 효용가치 떨어진 공항면세점 '사업권 반납' 수순

제주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한 한화갤러리아가 조만간 사업권 반납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측 역시 임대료 감면과 함께 특허권 반납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방안을 강구 중이라는 입장이다.

업계가 한화갤러리아의 제주 면세점 철수를 예상하는 것은 적자 부담과 함께 해당 면세점의 효용가치가 더 이상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시내면세점 사업 진출에 성공한 만큼 특허권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실적확보 차원에서 운영했던 제주 면세점의 효용가치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현재 시내면세점 특허심사기준은 1000점이 만점이다. 2015년 1차 시내면세점 대전 당시 관세청 심사에서 운영역량 배점만 550점이었다. 운영역량은 Δ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 250점 Δ운영인의 경영능력 300점으로 구성됐다.

나머지 평가항목인 Δ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 150점 Δ중소기업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공헌도 150점 Δ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정도 150점 등에 비해 배점이 월등히 높았다.

운영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면세점 경영실적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내면세점 진출을 원했던 한화는 2014년 제주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뒤 이듬해 여의도 면세점 특허권 확보에 성공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내면세점과 경쟁 자체가 어려운 제주공항 면세점은 한화갤러리아가 더 이상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일종의 애물단지로 볼 수 있다.

신세계 역시 2012년 파라다이스 면세점 인수로 공항 면세점 운영이 필요 없어지자 김해공항 면세점 DF1 사업권 계약을 중도 해지한 전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면세시설은 국가계약법의 관리를 받기 때문에 한화 제주공항 면세점 임대료만 조정하는 일은 사실상 어렵다"며 "임대료 조정 요청은 제주공항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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