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는 단지 덩치를 키우려는 게 아니라 메모리반도체가 주도하는 기술혁신의 흐름을 선점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핵심 부품이 바로 메모리반도체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딥 체인지(Deep change)’를 화두로 던졌고, 19일 확대경영회의에서도 게임의 룰을 바꾸는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강조했다. SK는 도시바 인수로 기술혁신의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최근 삼성 인텔 퀄컴 GM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인수합병(M&A)에 잇달아 나서는 것은 이를 통해 기술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첨단 기술력을 가진 일부 기업이 모든 파이를 차지하는 승자독식의 시장이다. 위험을 무릅쓰는 과감한 투자에 나서려면 최고경영자의 결단이 중요하다.
이번 도시바 사업부 매각 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고용 승계와 기술 유출 최소화를 위해 정책투자은행까지 동원해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미국도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나서 자국 기업을 측면 지원하는 현실이지만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정부의 도움을 받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정부와 기업이 호흡을 맞춰 한 방향으로 뛰어야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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