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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매경춘추] 인생은 한번뿐, 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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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요즘 욜로(YOLO)가 대세다. 'You Only Live Once'를 줄인 말인 욜로는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의미로 미국 유명 래퍼의 노래 가사에서 유래되었다. 욜로는 미래를 위해 희생하지 말고, 현재의 나를 위해 행복을 추구하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 회자되는 욜로 트렌드는 소비에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 소위 욜로족은 내 집 마련이나 노후 준비 같은 미래를 위한 노력보다는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 여가 생활에 아낌없이 소비를 한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생각에 빚을 내서라도 해외여행을 가고 원하는 자동차를 산다.

예전에도 욜로와 비슷한 말은 있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다. 흔히 '오늘을 즐겨라'로 번역되는 말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말해 더욱 유명해졌다. 그러나 카르페 디엠의 본뜻은 미래를 생각하지 말고 오늘을 흥청망청 즐기라는 의미가 아니다. 오늘을 충실하게 살라는 의미가 더욱 강하다. 실제 키팅 선생은 학생들에게 "카르페 디엠! 소년들이여, 너의 삶을 비상(飛上)하게 만들어라"라고 외쳤다.

최근 20·30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니 미래의 더 큰 행복보다 현재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실제로 욜로는 점점 다른 양상의 소비 스타일로 번지고 있다. 700원짜리 삼각김밥을 먹지만, 자신의 커피 취향을 위해 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고,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외국 유명가수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컵밥으로 끼니를 때운다. 욜로족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게 효율적인 소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에서는 1990년대 비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코스파(Cost Performance의 일본식 발음)'가 유행했다. '싸고 좋은' 물건을 찾으려는 노력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100엔숍, 유니클로 같은 저가 브랜드가 크게 유행했다.

욜로와 코스파 유행 배경에는 불황의 그늘이 함께하고 있지만 소비에 대한 자세는 다르다. 코스파는 절약 차원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유행시켰지만, 욜로는 한 번뿐인 인생이라는 의미로 포장돼 미래에 있어야 할 소비까지도 앞당기게 하는 듯하다.

한 번뿐인 인생에는 지금 현재뿐만 아니라 노후도 있다. 한 번 뿐인 노후를 즐기려면 지금 이 순간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이 남아 있다는 것도 인지해야 하지 않을까? 욜로! 정말 인생은 한 번뿐이다.

[김원규 NH투자증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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