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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빛 바래가는 ‘혁신 아이콘’ … 아이폰8이 새 빛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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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아이폰 출시 10주년

총 13억대 판매, 900조 매출 올려

전 세계서 10만여 명 인재 채용

2011년 팀 쿡이 맡은 이후 부진

지난해 사상 처음 마이너스 성장

올 가을 선보일 신제품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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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하나 없이 형광등 조명 하나에 의존한 밀폐된 공간, 침수 피해를 당하였던 적이 있음을 말해주는 벽면의 물때 흔적,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고 쓰인 표어 등.

2004년 애플 본사에 마련된 이 회의실을 아이폰 개발자들은 ‘신성한 땅(Hallowed ground)’이라고 부른다. 이곳에서 2년간 스티브 잡스의 진두지휘 아래 아이폰 초기 제품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졌다. 2005년 2월 잡스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이곳으로 모아놓고 “2주를 주겠다. 그때까지 개발을 끝내지 않으면 다른 팀으로 프로젝트를 넘기겠다”고 윽박질렀다.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이끈 그레그 크리스티의 기억이다. 크리스티는 “잡스는 좀 더 큰 생각, 큰 컨셉트를 우리에게 요구했다. 그게 맞는 방향이었다”고 회상했다.

아이폰이 오는 29일 출시 10년을 맞는다. 아이폰은 현대인들의 생각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었을 뿐 아니라 산업 생태계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폰을 ‘아이콘(icon)’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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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이폰은 다른 아이콘 제품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해 역사에 남는 베스트셀링 제품으로 부상했다. 출시 다음 해인 2007년 140만 대가 팔려나간 아이폰은 2013년 1억5000만 대 벽을 뚫었다. 누적판매 대수가 13억 대에 달한다. 인류 역사상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제품과 비교해도 단연 눈에 뜨인다. 바비인형이 60여년 만에 10억 개 판매를 달성했고, 지포 라이터는 무려 80여년 만에 6억 개 판매에 육박했다. 소니 워크맨의 경우 30년 만에 2억 대가 판매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 정도로 애플은 빠르게 성장했다. 지금까지 10년간 아이폰으로만 8000억 달러(약 90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만 2380억 달러(약 260조원)에 달해 웬만한 국가의 한 해 예산을 뛰어넘을 정도다. 아이폰 붐은 애플 내 다른 제품을 뒷전으로 밀어냈다. 아이폰이 전체 매출의 3분의 2에 달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2007년만 해도 맥 컴퓨터가 전체 매출의 43%를 차지하고 아이폰이 0.5%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아이폰이 63%로 올라섰고 맥 컴퓨터는 10.6%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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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의 성공은 생산기지가 있는 중국경제의 성장과 맥을 같이 한다. 생산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애플이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6년에는 매출의 7%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일본 제외)에서 나왔지만 지금은 중국에서만 23%에 달하는 48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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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은 호텔과 음악 등 산업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역사에 남을 만하다.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1600만 개의 앱 개발사가 만들어지면서 앱을 통한 매출은 누적으로 1000억 달러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폰 10년 기획기사에서 “아이폰이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애플 스스로의 변화”라고 보도했다. 우선 2006년 1만8000여 명에 불과하던 종업원 수가 11만6000명으로 늘었다. 전 세계에서 인재를 유치하면서 엄청난 인재 풀을 자랑하고 있다. 이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본부 건물을 50억 달러를 들여 지었다.

문제는 2011년 바통을 이어받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 의 혁신 의지다. 후속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처음으로 아이폰 매출이 떨어지는 불미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팀 쿡은 아이폰 10년을 기념해 올 가을 나오는 신제품 아이폰8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심재우 기자 shim.jae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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