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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올댓차이나]中, MSCI지수 편입 '카운트다운'···중 증시 도약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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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중국 증시 하락 마감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지수제공업체인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가 20일 오후(한국시간 21일 오전 5시30분) 중국본토에서 거래되는 주식(A주) 일부를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할지 여부를 정한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홍콩과 중국의 투자자들이 미국 뉴욕증시가 19일 마감된 이후 A주의 ‘2017 연례 시장분류 검토’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WSJ은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MSCI가 A주를 지수에 포함한다면 홍콩과 중국에서 투자자들의 기류(sentiment)가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MSCI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함께 국제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대표적 지표다. 미국계 펀드의 95%정도가 이 지수를 기준으로 삼아 자금을 운용할 만큼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크다.

MSCI가 A주를 지수에 편입하면 7조82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증시 도약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금· 펀드와 보험사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 지수를 근거로 삼아 돈을 굴리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은 A주가 이 지수에 포함되면 글로벌 펀드들이 A주 130억 달러(약 14조7888억원)어치를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그동안 A주를 MSCI 지수에 편입하기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노력은 ▲해외 펀드들이 투자 규모를 늘릴 수 있도록 쿼터를 늘리고 ▲임의적인 거래 중단 조치를 제한하는 등 시장 친화적인 조치들을 두루 포함한다. 중국은 아울러 금융당국의 고위 인사들이 나서 MSCI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주식 시장을 지지해야 할 때라며 여론전도 펼쳐왔다.

하지만 MSCI는 지난해 ‘접근성’을 문제 삼아 지수 편입을 불허한 바 있다. 레미 브리앙 MSCI 총괄이사 겸 리서치 부문 대표는 지난해 6월 성명을 내 “중국 A주가 지수에 편입되기 전에 접근성이 더 개선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더 쉽게 주식을 사들이고, 대형 악재가 불거질 때는 쉽게 정리하고 떠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 A주가 지난해 퇴짜를 맞은 데는 재작년 6월 중국 증시 폭락사태의 영향이 결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원)는 당시 증시가 급락하자 ▲국영증권사 등을 동원해 주식을 사들여 주가를 떠받치고 ▲해외 투자자들의 공매도를 단속하고 ▲투자금을 자유롭게 빼가지 못하도록 했다. 투자자들의 증시 접근성을 제한했다는 뜻이다.

지난 4년간 3차례에 걸쳐 퇴짜를 놓은 MSCI가 이번에는 어떤 결정을 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미국의 블랙록을 비롯한 세계 굴지의 자산운용사들이 A주의 지수 편입에 지지 선언을 내놓는 등 분위기는 괜찮은 편이다. 독일의 도이체 자산운용, 스위스의 UBS자산운용,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매슈아시아를 비롯한 주요 자산운용사들도 A주의 지수편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편입 대상 주식을 448개 종목에서, 홍콩 시장과 교차거래 제도를 이용해 외국인도 접근 가능한 169개 종목으로 줄인 것도 호재로 평가된다.

중국이 지수 편입에 공을 들이는 데는 미국, 영국을 비롯한 자본시장 선진국에 비해 기업들의 은행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사정이 한몫을 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정부 부채와 민간 부채를 더한 중국의 총부채는 지난 2015년 말 현재 254.8%에 달한다.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의 40%선, 정부 부채는 45%선으로 양호하지만 기업부채는 166.2%에 달한다.

중국은 이에 따라 증권·채권 시장 개방의 폭을 단계적으로 넓혀 재원 조달 창구를 은행에서 증시, 채권 등 자본시장으로 다변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부채에 짓눌린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더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해 숨통을 터주겠다는 뜻이다. 중국 기업들이 주식이나 채권 등 자본시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 비중은 전체의 10% 규모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MSCI 지수 편입은 아울러 위안화 국제화 프로젝트와도 밀접히 관계돼 있다. 시진핑 정부는 2012년 12월 출범 이후 주식·채권 등 자본시장 규제를 단계적으로 허물어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다는 계획도 피력해왔다. 국제 거래에서 차지하는 위안화 결제의 비중을 늘려 자국 통화를 장기적으로 유로화, 달러화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통화로 육성하겠다는 포석이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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