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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김동환의 월드줌人] 런던 화재에 10만원 내놓은 소년…액수가 중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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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공공 아파트 그렌펠 타워 화재사고로 약 60명이 숨진 가운데 그동안 모은 돈을 기부금으로 내놓은 6살 소년 사연이 공개돼 시민들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소년이 기부한 돈은 70파운드(약 10만원)로 알려졌지만, 지금 이 순간 액수는 전혀 중요한 게 아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런던 하운즐로우에 사는 알피 린제이(6)군이 앞선 18일 켄싱턴의 주교를 찾아 그렌펠 타워 화재사고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돕고 싶다며 70파운드를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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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공공 아파트 그렌펠 타워 화재사고로 약 60명이 숨진 가운데 런던 하운즐로우에 사는 알피 린제이(6·사진)군이 피해자를 돕고 싶다며 그동안 모은 돈 70파운드(약 10만원)를 선뜻 내놓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왼쪽은 알피의 아버지 아서.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알피에게 돈을 받은 톰린 주교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직 어린 6살 소년이 화재 사고로 피해 입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것만 해도 기특한데,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 참으며 모은 돈을 선뜻 내놓았다는 게 무척 대견했다.

톰린 주교는 “필요한 사람에게 꼭 돈을 주겠다”고 알피에게 약속했다. 다만, 그는 알피가 건넨 돈이 얼마인지 세어보지 않았는데, 액수를 떠나 소년이 다친 사람들을 생각한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참사 피해자를 향한 동정만으로도 소년의 결정을 높이 샀다는 뜻이다.

알피의 아버지 아서는 “TV에서 런던 그렌펠 타워 참사 소식을 본 아들이 돈을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며 “알피가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용돈 상자에서 꺼낸 돈은 70파운드 정도 될 것”이라며 “기부 의사를 밝힌 아들의 말에 곧장 달려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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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로 58명이 숨졌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영국 BBC 캡처.


앞선 14일 새벽 발생한 그렌펠 타워 화재사고로 5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부상자나 사망자가 더 나올 것으로 외신들은 예측하고 있다. 건물은 전체 24층으로 4층에서 시작한 불길이 순식간에 건물 아파트를 집어삼켰으며, 출동했던 소방관들은 잔인한 사고 현장에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피가 돈을 기부한 날,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참사 현장 근처 교회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 예배에 참석해 “이번 화재는 정치인, 시 그리고 중앙정부 등의 잘못과 태만에 따른 결과”라며 “주민들이 정부 대응에 좌절과 분노를 느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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