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런던 하운즐로우에 사는 알피 린제이(6)군이 앞선 18일 켄싱턴의 주교를 찾아 그렌펠 타워 화재사고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돕고 싶다며 70파운드를 기부했다.
영국 런던의 공공 아파트 그렌펠 타워 화재사고로 약 60명이 숨진 가운데 런던 하운즐로우에 사는 알피 린제이(6·사진)군이 피해자를 돕고 싶다며 그동안 모은 돈 70파운드(약 10만원)를 선뜻 내놓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왼쪽은 알피의 아버지 아서.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
알피에게 돈을 받은 톰린 주교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직 어린 6살 소년이 화재 사고로 피해 입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것만 해도 기특한데,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 참으며 모은 돈을 선뜻 내놓았다는 게 무척 대견했다.
톰린 주교는 “필요한 사람에게 꼭 돈을 주겠다”고 알피에게 약속했다. 다만, 그는 알피가 건넨 돈이 얼마인지 세어보지 않았는데, 액수를 떠나 소년이 다친 사람들을 생각한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참사 피해자를 향한 동정만으로도 소년의 결정을 높이 샀다는 뜻이다.
알피의 아버지 아서는 “TV에서 런던 그렌펠 타워 참사 소식을 본 아들이 돈을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며 “알피가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용돈 상자에서 꺼낸 돈은 70파운드 정도 될 것”이라며 “기부 의사를 밝힌 아들의 말에 곧장 달려왔다”고 덧붙였다.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로 58명이 숨졌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영국 BBC 캡처. |
앞선 14일 새벽 발생한 그렌펠 타워 화재사고로 5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부상자나 사망자가 더 나올 것으로 외신들은 예측하고 있다. 건물은 전체 24층으로 4층에서 시작한 불길이 순식간에 건물 아파트를 집어삼켰으며, 출동했던 소방관들은 잔인한 사고 현장에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피가 돈을 기부한 날,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참사 현장 근처 교회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 예배에 참석해 “이번 화재는 정치인, 시 그리고 중앙정부 등의 잘못과 태만에 따른 결과”라며 “주민들이 정부 대응에 좌절과 분노를 느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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