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38635851 0672017061938635851 09 0902001 5.17.1-RELEASE 67 아시아투데이 0

[칼럼]상산고 홍성대 이사장의 후회가 교육정책에 주는 의미

글자크기
아시아투데이
자녀의 교육과 관련된 문제는 언제나 학부모들에게는 첨예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교육문제가 점차 뜨거운 정치적 이슈가 되고 있고 대선 때마다 교육관련 공약이 제시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관련 제도들이 변경되고 있다. 그 결과 교육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이런 제도의 수혜자들이어야 할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오히려 혼란을 겪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 새 정부도 예외가 아니어서 국립대 통합(서울대 폐지) 문제, 외고와 자사고 폐지 문제 등이 교육 부문에서 새로운 논란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사실 외고, 과학고, 자사고 등은 고교평준화 정책을 시행한 이후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측면이 강했다. 예를 들어 학습능력에 차이가 있는 학생들을 한 교실에 모아놓고 중간 수준의 학생에 맞춰 수업을 하면 나머지 학생들은 지루하거나 따라가지 못했다. 이를 감옥처럼 여긴 학생들의 탈선도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그 중 하나가 학생폭력이다.

최근 '수학의 정석'으로 유명한 상산고 홍성대 이사장이 인터뷰기사에서 밝혔듯이, "진보 정부(김대중 전 대통령)도 획일적인 교육이 문제라고 보고 자사고를 도입한" 것이다. 수준이 잘 맞지 않는 학생들을 수준별 학습이나 과락 등의 제도를 통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반론도 가능하겠지만 그런 방법으로 학생들간 학습능력이나 관심의 차이를 메우기는 역부족일 것이다. 이런 문제 외에도 정부가 학생수에 따라 재정을 배분하는 방식에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내재해 있다. 바로 학생들을 얼마나 잘 지도하느냐와 무관하게 학교 재정지원이 결정되는 점이다. 공립학교 사이에 학업성취도를 높이려는 경쟁이 존재하지 않다 보니 그렇지 않은 학교에 비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매우 낮다.

미국에서 소위 바우처 제도가 등장한 배경도 이런 문제점을 치유하기 위해 공립학교 시스템에 경쟁의 요소를 도입하기 위해서였다. 교육 바우처를 받은 더 많은 학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등록하고자 할수록 그 학교에 더 많은 재정이 배정되게 하는 방식을 도입했는데 이는 공립학교들로 하여금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미국에서 공립학교의 문제점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경우에도 겉으로는 공교육과 교육 평등주의를 표방했던 정치인들이나 교육자들조차 공교육이 지닌 문제를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에 자신의 자녀들은 사립학교에 보낸 사례들이 많고, 공립학교에 보낸 경우는 매우 예외적이라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부모의 자녀사랑이 가족이기주의로 지칭될 정도임을 감안하면 비슷한 사례가 미국에 못지않을 것이다.

우리는 뛰어난 과학자들이나 여타 분야의 인물들이 이미 고교 때부터 창의적인 사고를 해왔음을 보게 된다. 우리 사회에 노벨상이 왜 없는지 한탄하지만 이는 결국 그런 뛰어난 인재를 길러낼 명문고와 대학들이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상산고를 명문으로 키우는 것을 평생의 보람으로 여긴 홍성대 이사장은 차라리 아프리카에 학교 100개를 세울 것을 공연히 국내에 상산고를 세웠다고 후회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정부는 사립학교를 자기 호주머니 속 물건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도 2010년 자립형사립고를 자율형사립고로 강제 전환하면서 전국 단위 선발권을 갖고 싶으면 법인이 매년 학생 납입금의 20% 이상을 부담하고, 광역 단위로 할 거면 3∼5% 내라고 했다. 자사고는 학생도 마음대로 뽑을 수 없으면서 재정 부담만 크게 하는데 이제 없애겠단다. 솔직히 이 나라에서 사립학교 운영하기 싫다."

정치가들과 교육당국은 그의 발언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기업가들에 이어 교육 사업가들마저 우리나라를 탈출하고 싶게 해서는 안 된다. 교육 투자도 결국 자신의 결정이 법을 따르는 한 예측 가능하도록 하고 다른 사람들의 자의에 휘둘리지 않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다시 말해 법의 지배가 확립되어야 교육에 대한 헌신적 투자도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