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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커버스토리] "車의 모든것 느끼고 경험하라" 獨, 테마파크·박물관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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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내와 달리 자동차 역사가 100년 넘는 유럽의 경우 감성적인 자동차 문화가 탄탄하게 갖춰져 있다. 자동차 회사들이 박물관을 만들고 본사를 개조해 투어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아예 테마파크로 꾸미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폭스바겐 본사인 독일 볼푸스부르크에 위치한 '아우토슈타트(AUTOSTADT)'다.

◆ 테마파크 같은 아우토슈타트

독일어로 아우토는 '자동차', 슈타트는 '도시'를 의미한다. 말 그대로 자동차 도시라는 얘기다. 아우토슈타트에는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있다.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 자동차 역사를 볼 수 있는 박물관, 자동차를 고객이 인도받을 수 있는 출고장, 현재 판매되는 차량들이 전시된 쇼룸 등이 25만㎡ 용지에 오밀조밀 모여 있다.

2000년 문을 연 아우토슈타트에는 평일 5500여 명, 주말 1만5000여 명이 찾는다. 외래 관광객 비중도 10%에 육박한다. 독일에서 두 번째로 인기 높은 테마파크이면서 독일관광청이 선정한 10대 관광 명소로도 꼽힌다. 단순한 자동차 테마파크가 어떻게 10년 이상 꾸준한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까? 해답은 차량 출고장인 '쿤덴센터(Kunden Center)'와 이곳과 지하로 길이 48m짜리 컨베이어 터널을 통해 연결된 두 개 '카 타워(Car Tower)'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아우토슈타트는 1994년 당시 폭스바겐그룹 회장이었던 페르디난트 피에히 박사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독일에는 차량을 계약한 뒤 본사로 직접 방문해 차량을 인도받는 고객 비중이 30%를 넘는다. '이들에게 보다 더 큰 감동을 줄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아우토슈타트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4억3000만유로(약 6850억원)가 투입됐다. 쿤덴센터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고객 이름과 차량 인도 장소가 적혀 있는 대형 전광판이다. 3곳으로 나뉜 차량 인도장에서는 하루 평균 500대가 고객들에게 전달된다. 개관 이후 전달된 차량은 총 200만여 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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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토슈타트의 카 타워에서 차가 이송되고 있다. [사진 제공 =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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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생산된 차들이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카 타워로 이동했다가 쿤덴센터에서 고객들에게 전달된다. 고객들로서는 주행거리 0㎞인 순수한 새 차를 접하는 재밌는 경험을 하게 된다.

차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과 함께 온다. 자동차 번호판을 들고 온 이들은 자신들 차에 번호판을 직접 붙이고, 차량에 대한 설명을 듣고, 기념사진을 찍은 뒤 이곳을 떠난다. 물론 모든 폭스바겐 고객이 이곳에서 차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적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고객만 가능하고 차종도 골프 등 4~5종으로 제한된다.

이곳에는 자동차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인 '차이트하우스(ZeitHaus)'도 있다. 125년 역사를 가진 메르세데스-벤츠의 페이턴트-모토바겐부터 최근 출시된 신형 아우디까지 50종이 넘는 차들이 유리 건물 속에 자리를 잡고 있다.

대부분 자동차회사들은 박물관에 자신들 차만 전시한다. 반면 폭스바겐 차이트하우스에는 자동차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을 갖고 있는 것들 중심으로 50개 브랜드가 섞여 있다. 대량 생산 시대를 연 포드 차량과 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차들도 이곳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 올림픽공원 인근 BMW단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인 BMW 본사는 독일 3대 도시 가운데 하나인 뮌헨에 있다. 1972년 하계올림픽이 열린 도시인 뮌헨에는 올림픽주경기장 등이 있는 올림픽공원이 있고 이 옆으로 BMW 세계가 펼쳐진다. 자동차의 4개 실린더 모양을 형상화해 4개의 거대한 둥근 모양의 건물이 맞붙어 있는 BMW 본사인 4실린더 빌딩과 커다른 그릇 형태로 디자인된 BMW 박물관, 미래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BMW 벨트, 그리고 생산공장 등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BMW 벨트는 차량 딜리버리센터에 다양한 BMW 전시 공간을 결합한 곳이다. 2007년 10월 BMW 브랜드의 모든 것을 느끼고 경험하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BMW 차량을 출고하는 사람뿐 아니라 관광객을 포함해 매년 200만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

BMW 벨트에 들어서면 오른쪽 2층에 아우토슈타트와 비슷한 형태의 딜리버리센터가 있다. 전 세계 누구나 BMW 차량을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차량을 받아 자기 집까지 직접 몰고 갈 수 있는 유럽 사람이 80%, 배에 싣고 이동해야 하는 비유럽계 사람이 20% 비중을 차지한다.

BMW 박물관은 BMW 벨트 2층에서 269m 다리로 연결돼 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동하던 건축가 칼 슈반처가 건축한 커다란 그릇 모양 박물관은 리노베이션을 거쳐 2008년에 재개관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1916(BMW 창립 연도)이라는 숫자와 함께 대형 항공기 엔진이 나온다. 이어 나오는 전시물이 모터바이크다. 자동차 시작 전에 BMW는 모터바이크를 통해 그 명성을 알렸다. 지금도 전 세계 모터바이크 시장에서 BMW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BMW 박물관은 7개의 테마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BMW 자동차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BMW 로드스터'가 박물관 중앙에 전시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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