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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시승기] 오프로드서 각인되는 존재감…진흙탕도 언덕도 거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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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G4 렉스턴'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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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4 렉스턴은 쌍용자동차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차다. 티볼리가 쌍용차의 정상화를 이끈 차라면 G4 렉스턴은 수익성을 높여줄 차라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국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는 사실상 노후 모델인 기아차의 모하비만이 유일한 경쟁자라 G4 렉스턴이 선전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갈에 도움이 됐던 단비가 내리던 지난 7일 쌍용의 새 플래그십 SUV 렉스턴을 타고 고양시에서 연천군까지 시승 코스 62㎞를 달렸다. 시승차는 4510만원짜리 헤리티지 트림이었다.

3월 서울모터쇼 이후 다시 대면한 G4 렉스턴의 외부 디자인은 여전히 밋밋한 느낌이었다. 안정적이고 듬직한 인상을 주긴 하지만 G4 렉스턴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찾기 어려웠다.

내부 디자인은 프리미엄 SUV를 표방하는 차답게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나파가죽이 적용된 시트와 대시보드 하단에 탑재한 은은한 앰비언트 라이팅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다만 다양한 기능을 넣기 위해 운전대와 운전석 좌측에 여러 버튼을 설치하다 보니 처음 운전석에 앉았을 땐 약간 번잡한 디자인이란 생각이 들었다.

대형 SUV답게 내부 공간은 넓었다. 뒷좌석을 접은 후 들어올릴 수 있는 '2열 시트 더블폴딩' 기능 덕분에 짐을 실을 수 있는 적재공간도 1977ℓ로 넉넉하다. 스마트키를 가진 채 차 뒤쪽에 있으면 자동으로 트렁크가 열리는 스마트 테일게이트와 220V 단자를 바로 꽂을 수 있는 인버터도 편리해보였다.

인포테인먼트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센터페시아에 자리 잡은 9.2인치 HD 스마트 미러링 내비게이션은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미러링 모두를 지원한다.

주행 성능은 한마디로 도심형 SUV란 느낌이다. 7단 변속기 덕분에 변속은 부드럽게 이뤄졌다. 또 후륜구동이 주는 안정감도 좋았다. SUV 특유의 흔들림으로 인한 승차감 저하를 후륜구동의 안정감이 어느 정도 상쇄해주는 것 같았다. 디젤 차량의 단점인 소음도 그다지 거슬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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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힘이었다. 이 정도 크기 대형 SUV의 최고 출력이 187마력이라면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부족한 힘은 고속화 도로를 달릴 때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저속 구간에서의 가속은 디젤 엔진답게 뛰어난 편이라 신속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시속 100㎞를 넘어가는 고속 구간에 들어가자 엔진음이 갑자기 커지는 등 힘이 부치는 느낌이 들었다.

SUV답게 오프로드에서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시승 구간에 임진각 주변 비포장도로 1.2㎞가량이 포함돼 있었는데 이날 비 때문에 길은 완전히 진창이었다. 오프로드에 들어가기 전 다이얼을 돌려 사륜구동 모드로 전환하고 흙탕물이 그득한 길로 뛰어들었다. 구불구불하고 낮은 언덕이 군데군데 있었지만 차는 큰 어려움 없이 난코스를 통과해갔다. 바퀴가 헛돈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대형 SUV를 몰고 다닐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인 주차 문제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화면 덕에 주차가 한결 편했다.

다만 프리미엄 SUV란 이름에 걸맞지 않은 부족한 자율주행 기능은 아쉬웠다. 차선을 유지시켜주는 시스템 대신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만 있었고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차량을 일정 속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면서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없었다.

[고양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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