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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무인기, 광화문서 생화학 무기 살포 땐 수십만명 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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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체 소형화… 비행거리 늘려

공격용으로 언제든 전환 가능
한국일보

사드 배치 성주골프장 정찰한 북한제 추정 무인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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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측 후방지역까지 무인기를 침투시킬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북한 무인기 성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정찰용 무인기를 생화학 공격용으로 얼마든지 전환할 수 있어 사실상 한반도 전역이 북한의 생화학 공격에 노출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9일 강원 인제에서 발견된 소형 정찰용 무인기 뿐만 아니라 중형ㆍ대형까지 수백대의무인기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운영된 북한의 대표적인 소형 무인기인 ‘방현’ 시리즈의 작전 반경은 50km 내외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 도입한 무인기를 개조한 방현 무인기는 길이 3.6 , 폭 4.8 로, 길이 1.8m 폭 2.4m인 ‘인제 무인기’ 보다 크다. 북한군은 옛 소련에서 도입한 무인기를 변형한 ‘VR-3 레이’와 ‘프라체-1T’도 운용하고 있지만, 이 역시 몸체가 인제 무인기 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미뤄 북한이 남한 침투용으로 무인기를 소형화하면서 비행거리를 더욱 늘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북한 무인기의 비행거리는 최대 300km로 알려졌으나, 군사분계선에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부지인 경북 성주까지의 왕복거리는 540km에 육박해 두 배 가까이 향상된 것이다. 무인기에 대한 레이더 탐지가 어렵다는 점에서 북한의 무인기가 남측 후방지역까지 수시로 헤집고 다닐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 같은 무인기가 정찰 뿐만 아니라 공격용으로도 얼마든지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2014년 발견된 북한 무인기 3대의 경우 400∼900 정도의 수류탄 1개를 달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추진력이 향상돼온 만큼 탑재 가능 중량도 늘어났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생화학무기를 탑재할 경우 소량으로도 큰 인명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독가스나 탄저균 5kg만 탑재해 광화문에 살포할 경우 무인기 한 대를 놓친 탓에 수십만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정찰용에서 공격용으로 전환하는 데 드는 기술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미 살상용 소형 무인기를 개발중이거나 개발을 마쳤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군 당국은 북한 무인기가 처음 발견됐던 2014년 천연두, 탄저균 등 북한이 보유한 생화학 무기 살포 가능성을 평가한 비공개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공격용 무인기의 경우 요격 조건도 까다롭다. 군 관계자는 “생화학 무기 탑재 가능성 때문에 민간 지역에서 격추하는 것은 제한적”이라며 “전방과 측방에서 남측으로 넘어오기 전 탐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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