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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트럼프의 역습…"코미가 기밀유출" 범죄자 몰며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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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법 방해 혐의로 탄핵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상대로 총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코미 전 국장의 너무나 많은 가짜 주장과 거짓말을 통해 내가 완전하게 해명이 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제임스 코미의 (정보) 유출은 그 어느 누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만연한 것"이라면서 "완전한 불법? 매우 비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은 어떠한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던 것을 확인해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미 전 국장은 기밀 유출자"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FBI 수사 중단을 요청하고 충성을 요구했다는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사실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지금 한 말을 로버트 뮬러 특검에게 그대로 말할 수 있다"며 "100% 선서한 상태에서 증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완전히 상반된 상태로 맞서면서 당시 백악관 대화를 기록한 녹음테이프 존재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코미 전 국장과의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그는 "가까운 장래에 그것에 관해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 정보위원회는 지난 9일 코미 전 국장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메모 복사본을, 백악관에는 두 사람의 만남과 관련한 모든 기록을 달라고 요청했다. 정보위는 양측에 녹음테이프가 존재한다면 이를 포함한 모든 증거물을 제출해달라며 기한을 이달 23일로 제시했다.

상원 법사위는 이보다 하루 앞서 코미 전 국장의 친구인 대니얼 리치먼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에게 9일까지 메모를 달라고 요청했다. 리치먼 교수는 코미 전 국장 부탁으로 메모의 존재를 언론사에 알린 인물이다. 메모와 녹음테이프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 사법 방해 논란의 핵심 증거물이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을 희석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이날 리처드 셸비 상원의원 앞으로 서한을 보내 13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셸비 의원이 이끄는 상원 세출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법무부 예산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 스캔들' 파장이 커지자 상원 세출소위 대신 정보위 청문회를 택한 것이다. 또 코리 루언다우스키 전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코미는 책을 팔려고 나선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코미가 이번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1000만달러(약 112억원) 상당의 출판 계약을 맺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 "이런 사람이 정부 관료에서 억만장자가 되는 방법을 보면 놀랍다"고 공격했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공화당이 이룬 업적들을 강조하고 더 많은 것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하며 러시아 스캔들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공화당 내 강경보수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의 수장 격인 마크 메도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죄임을 밝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허핑턴포스트·유고브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 중 어느 쪽이 더 정직하고 신뢰할 만한가?'란 질문에 46%의 응답자가 코미 전 국장을 더 믿는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는 26%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충성서약을 요구했을까?'란 질문에는 50%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아니다'는 15%, '모르겠다'는 36%로 집계됐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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