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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저성장 터널' 벗어나나…수출·건설투자가 이끈 '깜짝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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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부진한 내수회복과 대외변수는 숙제

연합뉴스

한국은행, 1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 발표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저성장 터널'에 갇혔던 한국경제가 점차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2일 올해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4분기보다 1.1% 늘었다고 발표했다.

GDP 성장률이 지난 4월 속보치보다 0.2% 포인트 오르면서 2015년 3분기(1.3%) 이후 무려 6분기 만에 1%대를 회복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서프라이즈' 수치로 평가된다.

최근 수출 호조와 투자 증가 등으로 1분기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보였지만 0%대 성장률을 벗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쉽지 않았다.

분기별 성장률은 2015년 4분기 0.7% 이후 작년까지 줄곧 0%대 중후반에 그쳤고 연간 잠재성장률도 2%대로 추정되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을 이끈 힘은 수출과 건설투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 4월 경제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할 때는 기업들의 실적이 충분히 집계되지 않았다"며 "기업 실적을 모두 반영한 결과, 1분기 수출이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고른 업종에서 늘었고 수출 호조로 제조업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1분기 수출 증가율은 2.1%로 작년 4분기 마이너스(-0.1%)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2015년 4분기(2.1%) 이후 5분기 만에 최고를 기록해다.

제조업 성장률은 2.1%로 속보치보다 0.1% 포인트 올랐다.

제조업 성장률은 작년 3분기 마이너스(-0.4%)를 기록했지만 4분기에 1.8%로 올랐고 올해 상승 폭이 확대됐다.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인 제조업이 수출 증가에 힘입어 활력을 찾은 것은 고무적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컸던 기업들은 올해 투자도 많이 늘렸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4.4%로 작년 4분기(5.9%)에 이어 높은 수준을 보였다.

1분기 건설투자도 주목된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6.8%로 작년 1분기(7.6%)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속보치에 견줘 1.5% 포인트 뛰었다.

올해 1분기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에서 건설투자는 1.1% 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이미 분양된 물량 때문에 건설투자가 위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등으로 올해 건설투자가 꺾이면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아직은 '기우'로 보인다.

수출이 투자를 견인하고 건설투자가 힘을 보탰다는 점에서 경제성장의 질도 나쁘지 않다.

이런 점에서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다.

특히 한국 사회를 흔들었던 '최순실 게이트'가 사실상 마무리되고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게 줄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0으로 전월보다 6.8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제조업의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82로 4월보다 1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수출 호조에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살아난 만큼 경기회복의 온기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1분기 GDP 성장률은 내수부진이라는 숙제도 남겼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작년 0.2%에서 0.4%로 올랐지만, 작년 2분기(0.8%)와 3분기(0.6%)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경제활동별로는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 자영업자들과 밀접한 서비스업 성장률이 0.2%에 머물렀다.

수출과 투자의 선전이 내수회복으로는 충분히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가계의 소비를 제약하는 부채와 높은 실업률, 소득 양극화 등의 난제를 시급히 풀어야 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전날 "많은 나라에서 계층 간 소득 격차가 확대됐는데 이는 성장, 고용, 소득 그리고 다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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