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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리뷰]`꿈의 제인`, 희망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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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외로움과 고독, 쓸쓸함…. 영화 ’꿈의 제인’(감독 조현훈)을 관통하는 정서다.

어디에도 발붙일 곳 없는 소현(이민지)은 늘 외롭다. 그는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른다. 그를 받아준 정호(이학주) 마저 떠났고, 누군가 자신을 찾아주길 바란다.

그러다 만난 가출팸. 하지만 그곳에서도 그는 외롭고 쓸쓸해 보인다. 보통 외롭고 쓸쓸한 정서의 사람은 한 사람과만 같이 있어도 더 적극적이고 친해지려고 해서 애써 밝아 보이기 마련인데, 소현은 누군가와 같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꿈의 제인’은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두 곳의 가출팸에서 생활하는 소현에게 벌어지는 현실 같지 않은 현실 속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이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관객에게는, 소현의 이야기가 마치 꿈속에 있는 듯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

힘든 생활에서 동생과 함께 살려는 의지가 강한 지수(이주영)를 향한 부러움과 애정이 있는 것 같은데 그 마음도 그리 드러내지는 않는다. 혼자라는 외로움에 익숙해졌기 때문인 이유 같다.

그 마음은 트랜스잰더 제인(구교환)을 만나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제인의 가출팸은 그나마 소현에게 한줄기 구원의 빛으로 작용한다.

’꿈의 제인’ 속 캐릭터 대부분은 소현을 포함해 답답해 보인다. 그들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려고 해봐도 그리 쉽지만은 않다. 치열함이나 즐거움도 없다. 지수와 제인 정도가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는 인물이다. 소현은 두 사람에 나름대로 자극을 받는다.

극이 전개되는 동안 소현이 왜 그렇게 외롭게 됐는지가 조금 더 궁금한데 그에 대한 답은 새끼발가락이 없는 것으로 모든 설명을 끝낸다.

"태어났을 때부터 불행이 시작돼 그 불행이 안 끊기고 쭉 이어지는 기분? 그런데 행복은 아주 가끔, 요만큼, 드문드문, 있을까 말까 할까? 이런 개같이 불행한 인생 혼자 살아 뭐하니. 아무튼 그래서 다 같이 사는 거야"라는 제인의 그 말. 트랜스젠더의 말을 빌려 외로운 이방인에게 삶의 희망과 방향을 깨닫게 해준다.

지난해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남녀배우상과 더불어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받은 작품이다. 104분. 청소년 관람불가. 31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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